[현장에서]칼국수가 뭐길래…세상 기괴한 뉴진스 민지의 '사과 사건'

박세연 2024. 1. 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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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민지.(사진=IS포토)

세상 기괴한 사과문이다. 아니 ‘사과 사건’이다.

뉴진스 민지가 최근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의 키워드는 과거 한 유튜브 예능 당시 발언으로 불거진 ‘칼국수 논란’이다. 

그는 지난 16일 뉴진스 팬어플에 “지난 1월 2일 버니즈(팬덤명)분들과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저의 말투와 태도가 보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버니즈분들과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라이브에서 좋지 못한 태도를 보여드린 것 같아 놀라고 상처받으셨을 버니즈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명백히 이 사과는 지난날 온라인 세상에서 민지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던, 논란이라 하기에도 어처구니 없는 칼국수 발언에 대한 것이 아닌, 라이브 방송 중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보여준 ‘태도’에 대한 사과였다.

사실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사과는, “칼국수가 뭐지?”라는 여섯 글자를 꼬투리 잡고 민지를 1년 넘게 괴롭혀 온 악플러들의 만행을 대중에 고하는 외침이었다. 

민지는 지난해 1월 유튜브 ‘침착맨’ 라이브 방송 출연 당시 칼국수를 모른다고 말했다가 화제가 됐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칼국수를 모를 수 있냐”, “콘셉트가 심하다”, “재미없다” 등의 의견을 내며 비난을 쏟아냈다.

관련된 비난은 1년간 민지를 따라다녔고, 결국 민지는 지난 2일 멤버들과 라이브 방송에서 “(앞으로) 안 먹었다는 말 그만하려고 한다”면서 시청자인 팬들에게 자신이 진짜 칼국수를 모르겠느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평소 단아한 이미지와 달리 털털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민지는 해당 발언 도중 오랜 시간 괴로웠던 심경을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냈다. 자신을 옹호해주는 팬들 앞에서의 소통이었던 만큼 하소연에 가까웠고, 그는 웃으면서도 정색했다. 하지만 이 또한 무례함으로 비춰지며 누리꾼들의 표적이 되자 민지는 결국 사과문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민지는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지난 시간의 속내를 토로했다. 

“칼국수가 뭔지 모른다는 말에 어떤 반응들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 칼국수의 종류와 맛을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칼국수가 뭐지?’라는 혼잣말이 나왔다. 오해가 생길지 몰랐고, 명확한 해명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판단과는 다르게 더 많은 말들이 따라붙고 멤버들과의 사이까지 언급되며 이상한 오해를 받았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알게 모르게 괴롭혔던 것 같다.”

민지는 ‘칼국수를 모른다’는 발언 때문에 무려 1년간 인격살인에 가까운 악플을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해당 발언이 곳곳에서 계속 언급되자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팬들과 라이브 소통 과정에서 털어놓은 건데, 이번엔 그 발언 태도를 문제 삼아 또다시 악플을 쏟아낸 것이다. 

사과문 말미, 민지는 “답답한 마음에 해명을 했지만 너무 미숙한 태도로 실망시켜 드린 점 스스로도 많이 반성하고 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조심하고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도대체 민지가 왜 그렇게 괴롭힘을 당해왔는지 비로소 알게 된 대중은 어이없는 사과를 하게 만든 악플러들에 분노하며 민지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애초에 어이없는 논란이었다. 사과 자체에만 포커스를 둔다면 불필요한, 과한 사과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논란의 전모를 알린다는 측면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것으로, 뉴진스 민지를 둘러싼 칼국수 논란은 종결이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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