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에 돈봉투 줬다" 증언 나왔는데… 김봉현 '재판 당일 불출석' 시간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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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판 당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또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복수의 정치인이 관련된 재판이 김 전 회장의 거듭된 재판 불출석 탓에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공판 직전 '극심한 두통, 복통, 호흡곤란 등 건강상 이유'가 기재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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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재판 당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또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복수의 정치인이 관련된 재판이 김 전 회장의 거듭된 재판 불출석 탓에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부장판사 윤찬영)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과 이강세 전 광주MBC 사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에 당초 출석 예정이었던 김 전 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공판 직전 '극심한 두통, 복통, 호흡곤란 등 건강상 이유'가 기재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장판사는 공판을 진행하기에 앞서 김 전 회장의 불출석 의사 전달 시점 등을 따져 물었다. 윤 부장판사가 교도관에게 "피고인이 언제 불출석하겠다고 교도소에 얘기했느냐"라고 묻자, 교도관은 "오후에 출발할 때 (말했다)"라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최근 대법원 선고를 받은 이후로 멘탈(심리 상태)이 많이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른바 '라임 환매 사태'의 주범인 김 전 회장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혐의로 '징역 30년 및 769억원 추징 명령'을 확정받았다.
윤 부장판사는 다시 교도관에게 "(김 전 회장이 주장한 건강상의 이유가) 맞는 것인지 교도소 내에서 의사들의 진단 내용 등을 첨부해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불출석 사유에 대한 객관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전 회장은 이날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10월 진행된 공판에도 모두 불출석했다. 특히 지난 12일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야당 정치인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아 재판 절차가 지연됐다. 김 전 회장이 건넨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동민·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대변인 등은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2월 접수됐다. 이후 김 전 회장이 앞선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같은 혐의를 받는 이 전 광주MBC 사장은 "편지 봉투에 넣어서 전달했다"고 법정에서 수차례 증언했다. 혐의에 대한 주요 정황이 당사자들의 인정과 증언으로 대부분 드러난 만큼 사실상 재판 절차는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의 거듭된 불출석으로 선고기일을 잡지 못하고 1심 재판만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정치인들이 연루된 사건인데 차기 국회의원 선거일(4월10일) 이전에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내달 초 전국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단독 재판에서 담당 판사가 변경되면 기존 심리 과정 전반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선고가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을 단독으로 맡고 있는 유 부장판사는 '재판장 2년 근무' 원칙상 다가오는 2월 인사에서 사무분담 변경 대상자다. 이를 감안한 듯 검찰 측은 이날 공판 막바지에 "공판기일을 종료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유 부장판사는 "어차피 제가 판결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피고인이 신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 다음 주에라도 짧게 (다음 기일을) 잡아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유 부장판사는 "이미 있는 사건도 처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은 약 두 달 뒤인 3월13일로 잡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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