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연봉 계약서에 망설이지 않고 사인… 위기에 빠진 친정으로 돌아온 데로시

다니엘레 데로시 AS로마 감독. AS로마 홈페이지 캡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 경질 이후 AS로마 감독대행을 맡은 '레전드' 다니엘레 데로시가 최저연봉을 받는다.

16일(한국시간) 데로시가 로마 감독으로 발표됐다. 로마는 약 2년 반 동안 팀을 지휘한 명장 무리뉴 감독과 결별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9위까지 떨어진 순위, 구단 외부와 자주 충돌하는 성향 등이 문제였다. 대신 감독직을 맡게 된 데로시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로마에서 활약하며 전설의 반열에 올라선 스타 미드필더였다. 지도자 경력은 아직 일천하지만 위기에 빠진 친정팀이 손을 내밀자 즉시 잡았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데로시는 로마의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았다. 에이전트도 없이 로마 측이 내민 계약서에 즉시 사인했다.

대우가 후했다면 데로시가 즉시 사인한 것도 당연하지만, 조건은 최저연봉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팀 감독들의 일반적인 연봉에 비하면 데로시의 급여는 '봉사'에 가깝다. 선수시절 한때 세리에A 최고 연봉을 받기도 했던 데로시가 돈보다 의리를 택한 셈이다.

대신 최종 4위에 올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하면 받을 수 있는 보너스 조항 등이 있다.

데로시는 팀에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 등 현지 일간지는 무리뉴 감독이 최근 구사한 3-5-2 포메이션에서 3-4-1-2나 3-4-2-1 포메이션으로 약간 더 공격적인 색채를 덧칠할 생각이다. 공격진에 의외성을 더하기 위해서다.

무리뉴 감독 때부터 팀을 괴롭혀 온 부상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최고 테크니션 파울로 디발라는 출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이 로멜루 루카쿠와 디발라 투톱을 선호한 것과 달리, 데로시 감독은 여기에 스트라이커 안드레아 벨로티를 추가하거나, 공격형 미드필더 로렌초 펠레그리니를 동반 선발 출장시킬 수도 있다.

데로시 감독의 데뷔전에 핵심 수비수 잔루카 만치니와 미드필더 브라얀 크리스탄테가 뛰지 못한다는 건 큰 타격이다. 데뷔전은 21일 로마 홈 구장인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엘라스베로나 상대로 열린다. 선수 시절부터 데로시를 응원해 온 로마 시민들이 경기장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AS로마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