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축구 16강 '황당 시나리오'…"0승·0골로도 16강 가능하다"

김명석 2024. 1. 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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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4905="">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 중국 우레이가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yonhap photo-5339="">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중국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중국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밖의 팀들을 상대로 2경기 연속 무득점·무승부에 그친 탓이다. 현지 매체들은 실낱 같은 16강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여념이 없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승, 무득점으로도 16강에 오르는 다소 황당한 시나리오까지 그리고 있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레바논과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은 중국이 79위, 레바논은 107위다.

중국은 이날 60%가 넘는 볼 점유율 속 주도권을 쥐고도, 슈팅 수에서도 15-12로 크게 앞섰다. 유효 슈팅수도 7-5. 그러나 비어 있는 골문에 찬 슈팅이 수비수에 막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는 등 최악의 결정력 속 결국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타지키스탄전보다 경기력이 나아졌다는 평가지만, 그래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또 고개를 숙였다.

앞서 FIFA 랭킹 106위 타지키스탄과도 득점 없이 비겼던 중국은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승점은 단 2점. 중국축구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골을 넣지 못한 건 1976년 아시안컵 첫 출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에선 ‘치욕적인 기록’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중국은 다만 타지키스탄, 레바논이 나란히 1무 1패(승점 1)에 그치면서 중국은 카타르(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아시안컵 16강 진출권은 각 조 1, 2위 팀, 그리고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에 돌아간다. 중국은 2위 자리만 지키면 다른 팀들과 성적 비교 없이 16강에 오를 수 있고, 3위로 처질 경우 다른 조 3위 팀들과 승점, 득실차, 다득점, 페어플레이 점수 등을 따져야 한다.

중국 입장에선 하필이면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가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다. 카타르는 앞서 레바논을 3-0으로, 타지키스탄을 1-0으로 각각 제압하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중국전 결과와 상관 없이 조 1위까지 확정한 상태다. 카타르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지는 않을 것인지에 대한 중국의 희망이 부푸는 지점이다. 소후닷컴도 “카타르가 최종전에서 주전 대부분을 교체해 토너먼트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라고 했다.

<yonhap photo-5053="">1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레바논과 중국의 경기. 고형진 주심이 거친 플레이로 충돌한 양팀 선수들을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이제 중국 매체들은 저마다 ‘16강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정신이 없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카타르전 승리다. 카타르를 이기면 중국은 같은 시각 열리는 타지키스탄-레바논전 결과와 상관 없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다만 "현재 중국의 전력으로 카타르를 꺾겠다는 것은 헛된 꿈이나 다름없다"는 자국 매체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카타르전 무승부 이하일 경우다. 만약 중국이 카타르와 비기면 타지키스탄-레바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타지키스탄과 레바논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중국은 승점 3, 다른 두 팀은 승점 2로 중국이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반대로 타지키스탄과 레바논전에서 승패가 갈리면 중국은 3위로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한다. 지난 2019년 대회에선 승점 3을 챙긴 3위 팀 대부분이 16강에 올랐다.

카타르에 0-1로 지더라도 16강 진출의 길은 열려 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카타르에 지고, 타지키스탄과 레바논도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는 경우다. 이 경우 중국은 다른 두 팀과 승점 동률을 이루고, 상대전적에서도 모두 동률을 이룬다. 조별리그 전체 득실에선 중국이 타지키스탄과 동률이고, 페어플레이 점수에서도 레드카드 1장을 받았던 타지키스탄에 비해 중국이 유리하다.

결국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두고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고, 3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고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실력을 통한 16강 진출이 아닌 대회 역사에 남을 진기록 속 16강을 바라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소후닷컴은 “이미 지난 2016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선 포르투갈이 조별리그 3무를 기록한 뒤 16강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며 “카타르에 0-1로 지더라도 레바논과 타지키스탄의 경기 결과에 따라 0승·0골로도 기적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도 있다. 1%의 기적을 만들어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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