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황 나빠지고 있다" 언론 실망...'졸전' 중국, 레바논전 0-0 무승부 16강 '먹구름'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중국 언론이 레바논과의 무승부 이후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중국은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유효슈팅을 7회나 시도했지만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최악의 결정력을 보였고, 결국 1차전에 이어 또다시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1차전에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중국은 2차전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은 5-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중국의 슈퍼스타 우레이와 장위닝이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다이웨이준, 왕상위안, 쉬신이 미드필드에서 지원했다. 수비진은 류양, 주천제, 장광타이, 장린펑, 류빈빈이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옌쥔링이 꼈다.
이번 경기는 고형진 심판이 경기를 주관한다는 소식으로 관심을 끌었다. 주심으로 배정된 고형진 심판 외에도 박상준 심판, 김경민 심판, 김종혁 심판 등 한국 심판들이 해당 경기에 배정됐다.
한국 심판진이 배정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진 건 국내 팬들만이 아니었다. 앞서 한국과 바레인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 주심이 중국 출신의 마닝 심판이었는데, 마닝 주심이 경기 내내 한국에 5장의 경고를 줘 한국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중국 팬들은 한국 심판이 배정됐다는 이야기를 접한 뒤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했다.
많은 관심 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탐색전 끝에 먼저 주도권을 쥔 쪽은 레바논이었다. 레바논은 전반 5분 장거리 스로인으로 한 차례 중국을 위협했고, 강도 높은 압박으로 공을 가져왔다. 중국은 패스를 통해 레바논의 압박을 풀고자 했으나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은 패스미스를 남발했고, 레바논은 중국의 패스를 낚아채 역습을 시도했다. 다만 레바논의 역습도 중국의 수비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1분 왼쪽 측면을 허문 뒤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레바논 수비를 넘지 못했다. 중국은 오른쪽 측면의 류빈빈과 우레이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봤지만 이 역시 큰 효과는 없었다.
전반 14분에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레바논 센터백 카미스가 다이웨이준의 공을 빼앗기 위해 발을 높이 들었는데, 축구화 스터드가 다이웨이준의 얼굴을 가격했다. 주심 판단에 따라 레드카드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형진 주심은 파울이 아닌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중국 선수들의 항의와 비디오 판독(VAR)에도 불구하고 기존 판정이 유지됐다.
레바논에는 전반 18분 변수가 생겼다. 백3의 중심을 잡아주던 센터백 만수르가 경기장 위에 쓰러졌다. 레바논은 곧바로 만수르를 교체하며 이른 시간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레바논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사이 중국은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류양의 크로스가 골문으로 향했지만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후 코너킥에서는 우레이의 슈팅이 나왔으나 레바논 수비가 막아냈다.
분위기를 다잡은 레바논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4분 즈라디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중국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가 선방했다. 흐른 공을 부기엘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중국은 전반 29분 다이웨이준의 침투 패스를 우레이가 받지 못하며 기회를 날렸다.
경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반 34분 중국의 왼쪽 측면 공격이 유효타로 이어졌다. 박스 안 경합 상황 이후 흘러나온 공을 잡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에 막혔다. 레바논은 곧바로 역습을 시도했고, 부기엘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침표를 찍으려 했으나 옆그물을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레바논은 기세를 몰아 전반 35분 카미스의 헤더로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카미스의 헤더는 골문 위로 지나갔다.
전반전 막바지는 중국이 주도했다. 전반 40분 코너킥 기회를 얻은 중국은 레바논 수비가 걷어낸 공을 왕상위안이 잡아 슈팅을 시도했다. 왕상위안의 슈팅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레바논의 결정적인 수비가 실점을 막았다. 전반 44분 레바논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장위닝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후 장위닝이 재차 슈팅을 때렸지만 장위닝의 두 번째 슈팅 역시 레바논 골키퍼가 처리했다.
레바논은 전반 추가시간 마툭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과 함께 전반전을 마쳤다. 중국은 전반전 막바지에 몰아쳤으나 득점 없이 전반전을 끝냈다.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은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후반 3분 장린펑이 코너킥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분 쉬신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레바논은 후반 8분 스루르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가며 머리를 감쌌다.
공격을 주고받은 두 팀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중국은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고, 레바논은 강한 압박 대신 자리를 지키며 수비에 집중했다. 중국의 패스가 세밀하지 못한 탓에 중국은 레바논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이 다시 한번 좋은 기회를 잡았다. 우레이였다. 중국의 프리킥 찬스에서 우레이가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레바논 골문을 노렸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레바논은 스루르의 중거리 슈팅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스루르의 슈팅은 골키퍼가 선방했다.
득점이 필요한 시간이 되자 중국은 장위닝을 베테랑 공격수 탄룽과 교체했다. 이후 중국은 우레이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우레이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레바논 수비가 걷어내며 땅을 쳤다. 중국은 계속해서 찬스를 놓친 우레이를 불러들이고 림량명을 내보내 추가로 변화를 줬다. 쉬신과 류빈빈도 셰펑페이, 우시와 교체됐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자 선수들도 예민해졌다. 후반 28분 레바논 골키퍼가 교체를 위해 걷어낸 공을 셰펑페이가 잡아 슈팅을 시도했다. 레바논 선수들은 셰펑페이의 행동을 두고 거세게 항의했다. 양 팀 선수들 사이에서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고형진 주심이 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팽팽한 경기가 계속됐다. 후반 35분 레바논의 공격은 중국 수비에 막혔고, 후반 37분 중국의 결정적인 찬스는 림량명의 부정확한 헤더로 인해 무산됐다. 추가시간은 7분이 주어졌고, 레바논과 중국은 경기 막바지까지 공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결국 경기는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중국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두 경기에서 승점 2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레바논전이 끝난 뒤 카타르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승리해 승점 6점이 되어 조 1위 자리를 지키며 중국과의 격차를 벌렸다. 중국은 타지키스탄과 레바논보다 승점 1점 앞선 채 불안한 2위에 머물렀다.
16강 진출에도 먹구름이 꼈다. 현실적으로 중국은 조 2위 자리를 노리는 게 최선이다. 중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3차전인 카타르전에서 승리하고, 레바논이 타지키스탄과 비기거나 타지키스탄에 패배하길 기도해야 한다.
다만 카타르가 이번 대회 A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중국의 걱정을 키운다. 카타르는 개막전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더니, 2차전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지난 2019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반면 중국은 2경기 연속 졸전을 펼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중국 언론도 중국의 16강 진출 실패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 매체 '소후 닷컴'은 "중국 대표팀의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의 노력과 더불어 행운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토너먼트 진출 여부는 5일 뒤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3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조 내에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중국은 16강 진출을 낙관할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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