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투입된 과학기술, 국민에게 설명하는 건 당연한 의무"
‘과학기술이 전문화되고 복잡해진 시대, 어떻게 하면 시민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과학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질문에 "참여와 소통이 필수"라고 답했다.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문화,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 좌담회에서다.
이날 좌담회에는 조성경 과기부 1차관,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장경애 동아사이언스 대표,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이효종 과학 유튜버(‘과학쿠키’)가 참석했다. 진행은 김철웅 중앙일보 기자가 맡았다. 다음은 주요 내용. 이하 존칭 생략.
Q : 과학기술문화 활성화를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A : 조율래=과학기술과 대중 사이에 소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기반으로 과학기술문화를 작동하자는 것이다.
A : 조성경=약을 먹을 때 성분 하나까지 모두 알 필요는 없지만, 복용법과 부작용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사실 정부에서도 과학기술문화를 확산하는데 법이 필요한 건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근거 법령이 없으니 예산 등 우선순위에서 밀리더라. 의원 입법으로 발의돼 있는데 추후 수정 보완할 계획이다.
A : 장경애=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졌다. 전파와 변이는 뭔지, 백신 개발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등이 상식이 된 것이다. 과학기술문화는 단순 지식보다는 특정 상황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참여하는 과학적인 태도라고 본다.
Q : 시민들은 과학기술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
A : 이효종=고등학교 물리 교사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지’ 고민했었다. 과학의 난이도가 대중화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튜브 영상도 어려운 주제라고 조회수가 낮은 건 아니다. 전달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경험으로 배웠다.
A : 김상현=현대 수학에 대해 TV강연을 한 적이 있다.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름길을 소개하려는 목적이었다. ‘이걸 누가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놀랐다. 납세자들께 세금이 투입된 과학기술 분야를 설명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A : 조율래=그간 정부에서도 시대별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과거 대중에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시기를 거쳐 지금은 전국에 과학관만 150여개다. 양적 발전뿐 아니라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Q : 대중의 과학 접점을 늘리고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A : 김상현=학생 강연을 다니면서 ‘재능은 참 골고루 퍼져 있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특정 계층, 일부 지역에서 주로 학자가 배출된다면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학자들이 다양한 계층 학생들과 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소수가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과학자들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면 사회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을 거다.
A : 이효종=유튜브에서도 길이가 짧은 영상만 인기를 끌고 있다. 점차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가 줄고있다. 1분 안에 찾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다른 영상을 찾기도 한다. 예산이 지원되면 과학원리를 제대로 다룬 대중 친화적인 영상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협찬 : 한국과학창의재단]
김철웅·윤상언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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