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경성크리처’ 감독·작가 “1945년 봄 경성, 그 시대는 괴물이었다”
정진영 2024. 1. 18. 05:50
해뜨기 전 어둠이 가장 짙다고 한다. 광복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1945년 조선 경성이 그랬다.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은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섰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크리처물인 줄 알고 봤는데 아니더라’,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독립군을 너무 유약하게 그린 것 아니냐’ 등의 비판이 이미 있던 상황. 두 사람은 “그 시대를 잘 생각해 봐 달라”고 했다.
1945년 봄 경성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얼마 안 가 끝나리라던 일제치하가 30년 넘게 이어진 상황에서 희망을 품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고통이 가하는 사람에게도, 당하는 사람에게도 퍽 익숙해졌을 시간이다.
강은경 작가는 “‘경성크리처’라는 제목을 고집한 건 그 시대 자체가 괴물(크리처)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대본을 쓰면서 ‘나라면 얼마나 강인하게 그 시대를 버틸 수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정말 힘들었을 것 같더라. 그 시대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그때 그 분들은 대단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일제강점기 동안 인류애가 없는 권력욕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역사에 많은 상처, 아픔, 시련을 남겼다. 우리의 크리처는 그 모든 것들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크리처물인 줄 알고 봤는데 아니더라’,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독립군을 너무 유약하게 그린 것 아니냐’ 등의 비판이 이미 있던 상황. 두 사람은 “그 시대를 잘 생각해 봐 달라”고 했다.
1945년 봄 경성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얼마 안 가 끝나리라던 일제치하가 30년 넘게 이어진 상황에서 희망을 품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고통이 가하는 사람에게도, 당하는 사람에게도 퍽 익숙해졌을 시간이다.
강은경 작가는 “‘경성크리처’라는 제목을 고집한 건 그 시대 자체가 괴물(크리처)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대본을 쓰면서 ‘나라면 얼마나 강인하게 그 시대를 버틸 수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정말 힘들었을 것 같더라. 그 시대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그때 그 분들은 대단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일제강점기 동안 인류애가 없는 권력욕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역사에 많은 상처, 아픔, 시련을 남겼다. 우리의 크리처는 그 모든 것들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했다.
주인공 장태상이 경계선에 있는 인물로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강 작가는 “처음에 장태상은 방관자처럼 나온다.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살길만을 도모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점차 무슨 일인가를 겪으면서 변화해간다”며 “단순히 서사구조만 갖고 가기 보다는 장태상이 마주하는 현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었고 조선도 없었는데 나더러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던 장태상. 그런 그가 고통과 억압에 짓눌린 조선의 현실을 직시해가는 과정은 신선하다. 기존 여러 작품들처럼 단순한 애국심만으로 그 과정을 풀지 않는다. 장태상이 가진 생존력과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가 주요하게 작용한다.
이런 사이사이 조선인과 일본인을 차별하는 일본인 순사, 인간성을 잃은 채로 자행되는 고문, 생체실험 등 일제강점기 벌어졌던 끔찍한 사건들이 현실적으로 삽입돼 눈길을 끈다. ‘경성크리처’ 속 인물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그들이 왜 그토록 절박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시키는 장치다.
정동윤 감독은 “우리 작품에 나오는 크리처는 아픔과 모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리처라고 하면 싸우고 무찔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가 1945년 경성에서 탄생한 그 크리처를 통해 그 시대와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시대가 품었던 아픔과 남긴 상처들에 포커스를 맞춰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은경 작가는 윤채옥(한소희)의 “날 기억해주겠소?”라는 부탁의 대사를 언급했다. 강 작가에게 ‘경성크리처’를 관통하는 말이다.
“누가 봐도 사람으로서 일어나면 안 되는 일들이 자행됐어요. 그 시대가 계속 잊히거나 잘못 포장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요. 때문에 해야만 했던 이야기였고 가야만 했던 길이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게 2024년 현재를 사는 제가 할 수 있는 성의라고 생각합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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