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소인과 모리배 골라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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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왈, 맹자 왈'을 다시 해야겠다.
공자가 말했던 의롭지 않은 행동을 하는 소인(小人)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맹자의 사상으로 소인을 정의하면 이 말 저 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을 가진 사람, 옳은 것보다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불행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다.
견리망의하는 사람은 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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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왈, 맹자 왈’을 다시 해야겠다. 교양은 차치하고 소양조차 없는 사람이 너무 많다. 공자가 말했던 의롭지 않은 행동을 하는 소인(小人)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익에 밝다. 잘못된 일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고, 자신의 잘못을 덮어 숨기려 한다. 남의 나쁜 점을 찾아 깎아내린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안달한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맹자의 사상으로 소인을 정의하면 이 말 저 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을 가진 사람, 옳은 것보다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불행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다.
교수신문은 지난해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채택했다.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논어의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변형했다고 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등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이야 어떻게 되든 전혀 상관할 필요가 없다는 지극히 악질적인 이익 추구, 즉 ‘견리망의’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문제는 나라를 이끄는 정치계도 이런 견리망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라면서 “자신의 이익, 자기 당의 이익을 우선하다 보니 이해와 수용 등 협상이나 타협은 거의 보이지 않고 상호 비방과 싸움만 난무하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2022년의 사자성어는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는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사회와 정치권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
견리망의하는 사람은 소인이다. 옳지 못한, 의롭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소인의 무리를 모리배(謀利輩)라고 한다. 사익을 취하려고 정치와 결탁한 무리를 정상배(政商輩)라고 부른다. 사회지도자, 특히 정치인이 되면 안 되는 사람과 집단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1대 국회의원의 전과경력 보유 현황’에 따르면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전과를 제외한 전과경력 국회의원은 총 47명에 달했다. 이들의 범죄 유형은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 민생범죄(건축법, 산업안전보건법, 소방법 위반 등), 선거범죄(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등), 재산범죄(업무상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 등), 부정부패(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알선수재 등), 문서위조 등이었다. 강도상해죄를 저지른 전과자도 있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도 지난해 ‘수사 및 재판 중인 21대 국회의원’을 발표했다.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0월 기준 49명이 수사 또는 재판 중이었다. 2019년 4월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패스트트랙 입법을 막기 위해 여야가 충돌해 기소된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은 28명(배우자 기소 포함)이다. 부정부패 등 각종 의혹으로 고발되거나 수사 또는 재판 중인 국회의원도 12명이나 된다.
수사·재판을 받지 않는다고 의롭다는 건 아니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모든 사람을 동지 아니면 적으로 규정하게 하는 말과 행동, 내 주장은 옳고 네 주장은 틀렸다는 우격다짐,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기, 몰래 뇌물 받기 등은 소인의 행태다. 맹자는 인의(仁義) 실현을 강조했다. 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서로 이익만 쟁탈하려 한다면 나라는 위기에 빠진다고 했다. 신하가 왕을 타도하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에는 인의를 해친 왕은 잔적(殘賊)이라면서 잔적을 타도하는 일은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80여일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소인과 모리배, 정상배를 골라내기 위해 눈을 크게 뜰 때다.
전재우 사회2부 선임기자 jw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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