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브 비스워스의 마켓 나우] 아세안, 아태지역 3대 성장 엔진으로 부상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동남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다국적 기업들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의 경쟁우위를 활용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우선 FDI 호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아시아태평양(APAC)의 거대 경제권,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국내 소비시장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고 있다. 이 덕분에 아세안의 원자재·중간재·최종재에 대한 수요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아세안의 역내 무역 또한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세안 제조업의 양대 성장 부문은 전자제품과 자동차다. 전자제품 생산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태국·베트남을 포함한 많은 아세안 국가에서 제조업 수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구축된 고도로 통합된 전자제품 공급망이 아세안 지역의 입지를 강화한다.
아세안의 자동차 제조업은 전 세계가 전기차(EV)로 전환함에 따라 호기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을 중심으로 EV 생산 시설, 니켈 제련소, EV 배터리 공장에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아세안은 EV 혁명이 가져올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국제 여행이 반등하면서 관광업은 아세안 수출의 또 다른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관광 수입이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 등의 경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아세안 수출의 급속한 성장은 APAC 지역 무역 자유화의 뼈대를 구성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뿐만 아니라 날로 확장되어 가는 자유무역협정(FTA)의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세안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는 향후 10년 동안 세계 주요 신흥 시장 중 하나로 부상한다. 인도네시아 GDP 규모는 2022년 1조3000억 달러(약 1742조원)에서 2035년까지 4조1000억 달러(약 5495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2035년까지 신흥 시장 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는 1인당 GDP 기준으로 APAC 지역의 경제 선진국이 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말레이시아 1인당 GDP는 2035년까지 약 2만6000달러에 다다를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인도와 함께 앞으로 10년 동안 APAC 경제의 3대 성장 축 자리를 차지할 경제권은 아세안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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