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돈은 제자들에게” 선생님의 마지막 선물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울산의 한 중학교 여교사가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울산시 북구 화봉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한 한경화(46) 교사다. 그는 화봉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던 중인 지난해 5월 지병이 악화해 병가를 내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그해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한 교사는 고통스럽고 힘든 투병 중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여러 장 남겼다고 한다. 이에 남편 등 유족은 한 교사의 장례식장에서 받은 부의금 300만원을 학생들에게 전하기로 결심했다.
남편 손규상씨는 “아내의 마지막 뜻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어서, 마지막 근무지인 화봉중학교에 장학금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투병을 시작했을 땐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의) 유서 형식의 메모도 뒤늦게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한 교사의 뜻을 받은 화봉중학교 측은 올해 졸업한 3학년 학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모범이 되는 학생 5명을 찾아내 장학금 30만원씩을 전달했다. 또 내년 졸업생 가운데 5명을 더 찾아 한 교사의 뜻을 알리면서 남은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런 한 교사의 마지막 선행은 자신을 ‘북구에 사는 할머니’라고 소개한 박모 할머니의 이메일이 언론사 등에 전해지면서 알려졌다. 이메일에는 “화봉중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졸업식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담임 선생님이 아파서 돌아가셨는데, 그 선생님이 (장학금을) 주셨다고 하더라”라고 쓰여 있었다. 박 할머니는 이어 “너무 감사해 (이런 사실을) 알려보고 싶었고, 울산지역 복지관 선생님에게 물어서 메일을 보낸다”고 적었다.
2000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한 교사는 학년 부장을 맡는 등 생전 학교 업무와 학생을 위한 교육활동에 모범을 보여 울산시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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