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재가동, 손바닥 뒤집듯 결정" "좀비 보 막겠다"
[김병기 기자]
▲ 17일 세종보사업소에서 열린 세종보 재가동 관련 간담회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좌)과 이혁재 세종시당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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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권에서 보 개방과 해체를 결정하는 데 4년 걸렸습니다. 많은 토론과 조사 과정을 거쳤죠. 그런데 현 정권은 감사원 지적사항을 이유로 손바닥 뒤집듯 보의 담수 결정을 내렸어요. 오늘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보 담수 결정을 내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간 내놓지 않은 자료들을 공개하고, 시민사회와의 거버넌스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이 17일 세종시 세종보사업소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한 말이다. 이날 간담회는 의원실에서 주관했고 환경부와 세종시 관계자 및 지역의 환경단체 인사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보 재가동 문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의원은 간담회에 앞서 금강 세종보 재가동에 대한 환경부 업무보고를 받고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 17일 세종보 사업소에서 열린 세종보 재가동 관련 간담회에 앞서서 현장에서 브리핑을 듣고 있는 이은주 의원과 환경단체 관계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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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간담회에 앞선 모두발언을 통해 "2018년 1월 문재인 정부 때, 환경부는 4대강의 자연성 회복 정책에 따라 세종보 수문을 전면 개방했다"면서 "수문 개방 1년 뒤인 2019년에 국립생태원이 실시한 하천 생태계 조사에서 세종보 하류에 멸종위기 어류인 흰수마자가 돌아온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강물이 흐르자 흰수마자를 비롯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돌아오는 등 생태가 복원되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다시 세종보를 막는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오늘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생태 복원과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허심탄회한 토론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정부가 감사원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기초로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지만 감사 결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다"면서 "환경부와 세종시가 이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용역을 먼저 추진하고 주민 여론 수렴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17일 세종보사업소에서 열린 간담회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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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는 1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임도훈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 간사와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성은정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은 이 자리에서 환경부와 세종시 관계자들에게 세종보를 재가동해야 하는 이유 등을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민관 거버넌스인 금강보 운영협의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이 기구는 지난 정권에서 보의 운용 문제 등을 협의해 결정했는데, 이 논의 테이블이 열리지 않으면서 세종보 재가동의 근거뿐만 아니라 공사 일시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날 간담회에서는 보운영협의체를 재가동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또 환경단체 인사들은 환경부 관계자들에게 세종보를 재가동할 경우 강바닥에 퇴적되는 펄로 인한 악취 문제와 녹조 발생, 흰수마자·미호종개 등 멸종위기종 서식처 파괴 등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등을 따져 물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도훈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 간사(대전충남녹색연합 팀장)는 "환경부 관계자들은 세종보를 왜 세워야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단지 윤석열 정부의 정략적 기조에 따라 이수와 치수는 물론, 잦은 기름유출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발전 수익을 얻는다는 명분으로 '죽은 보' '좀비 보'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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