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같은 역할 해줄 것"…삼성은 'FA 계약' 강한울에게 무엇을 바랄까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FA 내야수 강한울과 다시 한 번 손을 잡으면서 스프링캠프에 임할 준비를 마쳤다.
삼성은 17일 "FA 내야수 강한울과 1+1년 최대 3억원(연봉 2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사당초-중앙중-안산공고-원광대를 거쳐 2014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강한울은 1군 통산 829경기에 출전, 2141타수 574안타 타율 0.268 2홈런 158타점 275득점 4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36을 기록했다.
KIA 시절이었던 2014년과 2015년 각각 93경기 208타수 55안타 타율 0.264 14타점 32득점 4도루 OPS 0.621, 90경기 264타수 54안타 타율 0.205 12타점 30득점 9도루 OPS 0.508의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에는 104경기 298타수 81안타 타율 0.272 27타점 36득점 7도루 OPS 0.643을 올렸다.
강한울은 2016시즌 이후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FA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겼다. 당시 삼성 구단은 "2016시즌 부상자가 많았던 내야진의 강화와 본격적인 경쟁체제 구축을 위해 강한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팀 사정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강한울은 2017년 135경기 412타수 125안타 타율 0.303 24타점 58득점 12도루 OPS 0.684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 이상의 타율을 나타냈다. 2018시즌 이후에는 군 문제를 위해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82경기 228타수 90안타 타율 0.395 43타점 41득점 13도루 OPS 0.925으로 활약했다.
전역 이후 팀에 합류한 강한울은 2020년 9월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고, 그해 34경기 105타수 32안타 타율 0.305 1홈런 10타점 13득점 1도루 OPS 0.730의 성적을 남겼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124경기 223타수 58안타 타율 0.260 27타점 25도루 2도루 OPS 0.624, 94경기 226타수 73안타 타율 0.323 1홈런 26타점 31득점 4도루 OPS 0.773를 기록했다.
매년 최소 90경기 이상 소화했던 강한울이지만, 2023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강한울은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많은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 4월 13일 말소 이후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2주 넘게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5월 초 1군으로 돌아온 강한울은 한 달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6월 23일 1군 등록 이후 두 달 넘게 시즌을 소화하다가 9월 9일 컨디션 문제로 다시 말소됐다. 최종 1군 성적은 72경기 212타수 46안타 타율 0.217 10타점 30득점 1도루 OPS 0.551.
박진만 삼성 감독은 시즌 내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자주 언급했던 이름 중 한 명이 바로 강한울이다. 그만큼 1군에 있을 때나 2군에 머무를 때나 강한울에 대한 사령탑의 관심이 컸다는 의미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강한울이 부상 없이 뛸 수 있다는 전제조건만 충족한다면 팀 입장에서도 강한울의 활용도가 올라갈 수 있다. 구체적으로 팀이 그에게 어떤 점을 바라는 것일까.
강한울과의 계약을 마친 이종열 삼성 단장은 "내야 올라운드 플레이어와 좌타 대타로서 가치를 가진 강한울 선수와의 계약으로 팀의 뎁스가 한층 단단해졌고 무엇보다 작년 출전 경기 수가 많았던 이재현 선수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수비다. 유격수, 2루수는 물론이고 때에 따라서 3루 수비도 가능하다. 최근 세 시즌만 놓고 보면 강한울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지션은 3루수였다. 팀 상황에 따라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게 강한울의 장점이다.
강한울은 선발 출전이 아니더라도 경기 중반 이후 대타, 대수비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1군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면서 '검증된' 카드라는 점에서 여전히 팀의 신뢰를 받는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원활한 야수진 운영이다. 이종열 단장이 언급한 것처럼, 강한울은 올해로 프로 3년 차를 맞이하는 이재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데뷔 첫 해 75경기를 뛴 이재현은 지난해 143경기 458타수 114안타 타율 0.249 12홈런 60타점 61득점 5도루 OPS 0.708을 기록했는데, 115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리그 전체 유격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어깨 탈구 증세로 고생하는 가운데서도 제 몫을 했지만, 팀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이재현의 건강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지난해처럼 무리하게 한 선수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걸 막고자 한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무리한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강한울이 제 몫을 해주기만 하더라도 팀으로선 한결 부담을 덜 수 있다.
선수 본인도 책임감을 느낀다. 강한울은 구단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와 계속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만큼 후배들과 잘 소통하며 팀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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