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대망신'…'107위' 레바논과 또 0-0 무승부→조별리그 탈락 보인다 [아시안컵 리뷰]

나승우 기자 2024. 1. 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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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중국 축구가 졸전 끝에 레바논과 득점 없이 비기며 아시안컵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 중국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107위)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을 포함해 오만, 홍콩에 3연패를 당했던 중국은 지난 13일 있었던 타지키스탄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주면서 자국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레바논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두 경기 연속 0-0 무승부 졸전이다.

이번 아시안컵은 24개국이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다. 각 조 1, 2위 팀이 16강에 직행하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팀이 추가로 16강 티켓을 거머쥔다.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둔 중국은 2무에 그치면서 조 2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카타르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중국 감독은 첫 승을 위해 최정예를 선발, 5-3-2 포메이션을 꺼내들어 레바논전에 나섰다. 옌쥔링이 골문을 지켰고, 류양, 주천제, 장광타이(티아스 브라우닝), 장린펑, 류빈빈이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다이웨이준, 왕상위안, 쉬신이 중원을 이뤘고, 장위닝과 스페인 라리가 출신 공격수 우레이가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몬테네그로 출신 미오드라구 라둘로비치 레바논 감독은 수비를 강화한 3-4-1-2 포메이션으로 대항했다. 모스타파 마타르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칼릴 카미스, 누르 만수르, 카셈 알제인이 백3를 형성했다. 후세인 알자인, 알리 시시 트네이히, 하산 스루르, 마헤르 사브라가 3선에 위치해 수비를 보호했다. 바셀 즈라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오마르 부기엘, 하산 마툭 투톱을 지원했다.

이날 중국과 바레인전 주심에 2023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심판에 선정된 고형진 심판이 배정돼 이목을 끌었다. 부심에도 박상준 심판과 이번 대회를 통해 데뷔한 5명의 여성 심판 중 한 명인 김경민 심판이 이름을 올렸다. 김종혁 심판은 비디오판독(VAR) 심판을 맡았다.

KFA 소속으로 고형진 국제심판은 그동안 K리그1뿐만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 2019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2019 AFC 아시안컵, 2020 AFC U-23 챔피언십 등 국제 대회에 두루 참가한 베테랑 심판이다.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아시안컵 주심으로 발탁된 고형진 심판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2023년에도 KFA가 선정한 올해의 심판으로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5일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선 중국 심핀아 경기를 관장했는데 당시 주심의 판정이 다소 바레인 측에 유리하게 작용돼 국내 축구 팬들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마침 이번 중국 대표팀 경기에 한국 심판이 휘슬을 불게 되면서 어떤 판정을 내리게 될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 초반에는 양 팀의 탐색전이 펼쳐졌다. 레바논은 강한 피지컬을 앞세워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고, 중국은 패스 플레이로 풀어나오고자 했으나 부정확한 패스가 이어지면서 공격 기회를 쉽게 잡지 못했다.

전반 5분 레바논이 장거리 스로인으로 박스 안까지 바로 붙여줬다. 레바논 선수 머리에 닿기는 했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레반논이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갔다. 중국의 패스 미스를 가로채 역습을 전개했으나 중국 수비에 막혀 슈팅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레바논이 계속해서 기회를 잡았다. 전반 9분에도 장거리 스로인을 통해 득점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공이 공격수 머리에 닿지 않으면서 중국 수비가 멀리 걷어냈다.

중국이 오랜만에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다. 전반 1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크로스를 올렸다. 박스 안으로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갔으나 레바논 수비가 막아냈다. 중국이 다시 한 번 역습에 나섰다. 하지만 류빈빈을 향한 우레이의 패스가 부정확하게 연결되면서 그대로 터치라인 아웃됐다. 전반 13분에도 우레이에서 시작된 역습이 레바논 수비에 막혔다.

초반부터 퇴장 변수가 발생할 뻔 했다. 전반 14분 레바논 수비수 카미스가 볼 경합 상황에서 스터드로 다이웨이준의 얼굴을 가격했다. 다이웨이준은 얼굴을 붙잡고 쓰러졌고, VAR 체크가 들어갔다. 중국에게는 아쉽게도 퇴장 판정까지 나오진 않았다. 앞선 상황에서 발생한 오프사이드만 적용됐다.

다이웨이준 얼굴에 크게 상처가 났지만 고형진 주심은 옐로 카드도 꺼내지 않으면서 중국으로서는 매우 아쉬운 판정이 됐다.

오히려 레바논 수비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그라운드 위에 쓰러진 만수르가 교체를 요청했고, 알렉산더 미셸이 대신 교체 투입됐다.

중국이 행운의 골을 낚을 기회를 놓쳤다. 류양이 올린 크로스가 슛처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했으나 살짝 벗어났다. 레바논 수비가 걷어내 코너킥으로 이어졌고, 사전 약속된 플레이로 우레이가 슈팅을 가져가봤지만 수비에 막혔다.

전반 24분 레바논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즈라디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중국 골키퍼가 쳐냈고, 이어진 상황에서 부기엘이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났다.

중국은 몇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패스 정확도가 아쉬웠다. 전반 29분 다이웨이준이 침투하는 우레이를 향해 패스를 찔러줬으나 너무 길었다. 레바논이 장거리 스로인으로 유효 슈팅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부기엘의 헤더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중국과 레바논이 한 차례식 득점 기회를 주고 받았다. 전반 34분 중국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중앙으로 낮은 크로스를 내줬다. 장위닝에게 연결됐고, 장위닝이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흘러나온 공을 재차 슈팅까지 때렸으나 수비에 막혔다. 곧바로 진행된 레바논의 역습도 슈팅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부기엘의 오른발 슈팅이 옆그물을 때렸다.

전반 35분 레바논은 코너킥에서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카미스의 헤더 슈팅이 나왔지만 골문 위를 살짝 넘어갔다. 골이라고 생각했던 레바논 관중들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중국이 좋은 기회를 잡았다. 전반 40분 코너킥을 레바논 수비가 걷어내자 왕상위안이 오른발 하프발리 슛으로 연결했다. 발등에 제대로 얹히면서 강력한 슈팅이 나왔고,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정확한 슈팅이었지만 레바논 수비가 슈퍼 세이브로 걷어냈다.

전반 막바지로 갈 수록 레바논의 힘이 떨어지면서 중국이 경기 주도권을 잡아갔다. 중국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바논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이를 장위닝이 논스톱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가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자 우레이가 달려들어 공을 뺏어냈고, 다시 장위닝이 공을 잡아 골문 구석을 향해 왼발 터닝슛을 때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골키퍼가 선방해내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지만 레바논 공격수 마툭의 오른발 감아차기 슛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득점 없이 0-0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중국은 전반전 동안 점유율 58대42, 슈팅 7개 중 4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레바논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하면서 골 결정력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중국이 후반 시작과 함께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3분 코너킥 상황에서 장린펑이 강력한 헤더를 시도했다. 공은 레바논 골키퍼가 깜짝 놀라 잡아냈다. 후반 4분에는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쉬신이 레바논 진영까지 직접 공을 몰고 들어가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레바논이 골대에 울었다. 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된 공격에서 스루르가 박스 바로 밖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골라인 아웃됐다.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빨려들어가는 듯 했으나 골대에 맞으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중국도 곧바로 쉬신의 중거리 슛으로 맞대응했지만 골키퍼 품에 살포시 안겼다.

중국이 천천히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다. 레바논은 전반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압박에 나서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수비를 펼쳤다. 중국은 내려앉은 레바논 수비를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류빈빈의 강력한 크로스가 시시의 명치를 제대로 강타했다. 시시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다행히 시시는 정상적으로 이어갔다.

재개된 후 이어진 중국의 프리킥 공격에서 우레이가 골문 바로 앞에서 방향을 바꾸는 헤더를 시도했다. 하지만 머리에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공이 다소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우레이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후반 17분 장린펑의 침투 패스가 너무 길게 들어가면서 레바논 골키퍼가 잡아냈다.

레바논 미드필더 스루르가 다시 한 번 중거리 슛으로 중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골키퍼가 쳐냈다. 레바논의 코너킥도 유효 슈팅까지 이어지긴 했지만 골키퍼가 잘 잡아냈다.

중국은 후반 20분 장위닝을 불러들이고 베테랑 공격수 탄룽을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중국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순간적으로 노마크 상태에 놓였던 우레이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우레이가 발을 갖다댔으나 골라인을 넘기 직전 레바논 수비가 걷어냈다. 직후 우레이 역시 림량명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레바논도 측면 공격을 통해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2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카미스가 머리를 갖다댔다. 하지만 정확히 맞지 않으면서 약한 슈팅이 되고 말았다. 옌쥔링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중국이 선수 2명을 더 교체했다. 쉬신, 류빈빈이 빠지고 셰펑페이, 우시가 들어갔다. 레바논도 마툭을 불러들이고 모하마드 하이다르를 투입했다.

후반 28분 레바논 골키퍼가 교체를 요청하기 위해 걷어낸 공을 셰펑페이가 잡아 슈팅을 때리자 레바논 선수들이 격하게 반응했다. 중국 선수들도 맞부딪히면서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고형진 주심이 달려와 선수들을 진정시켰고, 마타르 골키퍼는 간단한 치료를 받고 경기를 재개했다.

후반 32분 셰펑페이의 프리킥은 마타르 골키퍼가 멀리 펀칭해냈다. 중국이 세컨드볼을 잡아 공격을 이어가고자 했으나 패스 미스로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레바논이 마지막 힘을 냈다. 움츠러들었던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다시 공격에 나섰다. 후반 35분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시켰으나 공격수에게 연결되지 않고 중국 수비에 막혔다.

중국이 또다시 완벽한 기회를 놓쳤다. 후반 37분 오른쪽 측면에서 셰펑페이가 환상적인 드리블로 레바논 수비를 제쳐낸 후 오른발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림량명이 헤더로 마무리하려고 뛰어올랐지만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공은 머리를 지나쳐 그대로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후반 40분 레바논의 프리킥은 중국 수비가 걷어냈다. 걷어낸 공을 다시 잡은 레바논이 공격을 이어갔고, 중국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도와주는 선수가 없었다.

한 골 싸움이 이어지자 중국은 득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마지막 마무리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기회 자체를 잘 만들어내지 못했다.

추가시간이 7분까지 주어졌음에도 결국 득점 없이 0-0으로 종료되면서 중국은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안컵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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