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소화기 테러'…잡고 보니 촉법소년들

소화기 분사해 차량 수십대 피해
범행 장면 구경하며 촬영까지
"촉법소년이라 형사입건 못한다"

인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량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소화기 분말을 뿌린 중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군(13) 등 10대 남녀 11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중 A군 등 4명은 지난 13일 오전 2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 25대에 소화기 분말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A군은 주차된 차량을 향해 소화기 분말을 뿌리면서 뛰어다녔고, 다른 3명은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범행 장면을 구경했다.

[이미지출처=SBS 보도화면]

조사 결과, 이들 일행은 이번 사례를 포함해 최근 3차례 비슷한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의 친구 등 6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10분께에도 같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12대에 소화기 분말을 뿌렸다. A군 등 2명은 지난 6일 오전 0시 20분께에는 인근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소화기 분말을 뿌려 차량 4대가 피해를 봤다.

다만 이들은 모두 중학교 2학년생인 만 14세 미만인 형사 미성년자다. 따라서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은 지지 않는다. 소년법상 만 10∼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면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경찰은 조만간 A군 등을 불러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인천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11명 가운데 실제 범행한 이들을 조사한 뒤 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입건은 못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