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장기 미제 아동 성추행범, 출소 전날 재구속

2006년 아동 2명 강제추행 혐의
DNA 분석 통해 출소 하루 전 구속

출소를 하루 앞두고 있던 성범죄자가 DNA 정보 대조로 18년간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아동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로 밝혀져 다시 구속됐다.

17일 연합뉴스는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재아)가 전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제추행 등) 등의 혐의로 A(4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보도했다.

A씨는 2006년 서울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당시 9세와 11세였던 아동 2명을 흉기로 위협하고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에는 범인의 DNA가 남았지만 끝내 신원 특정에 실패했고, 이 사건은 이후 미제로 남아있었다.

지난해 11월 대검찰청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돼 보존 중인 DNA가 감옥에 있는 A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대검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010년 제정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이용법'에 따라 특정 범죄에 대해 형이 확정된 자, 구속 피의자, 범죄 현장에서 채취된 DNA를 보관하고 있다.

A씨는 2022년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러 수감되었다가, 17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해당 사건을 재수사해 지난 5일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했고, 검찰은 A씨가 형기 만료로 출소 예정임을 고려해 12일 A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법은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A씨는 출소 하루를 앞둔 16일 다시 수감됐다.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2013년 6월 이전에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13세 미만자에 대한 성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아 A씨에 대한 기소가 가능했다.

검찰관계자는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가 은폐되고 자칫 범죄자가 사회에 복귀할 뻔했으나 신속한 수사로 피의자를 다시 구속했다"며 "앞으로도 고위험 중대 성폭력 사범에 대한 엄단과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