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무사고' 택시기사의 간 기증…삶의 마지막도 아름다웠다

현예슬 2024. 1. 1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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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김인태씨(왼쪽).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30년 넘게 무사고로 택시 운전을 해 온 70대 남성이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자신의 간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김인태(72)씨가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1명에게 간장을 기증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같은 해 9월 택시 운전을 그만뒀다. 이로부터 한 달 뒤 그는 복막투석관을 삽입하고 투석을 받다 지난달 3일 자택에서 목욕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김씨는 경남 산청군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택시기사로 일하기 전에는 야구용품 생산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성실한 가장이었다. 그는 평소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선한 사람이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기증원은 김씨의 아내가 장애인 오빠를 둬 늘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으며, 고인도 평소 생명 나눔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증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아내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지내라.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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