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AI칩 붐, 메모리·파운드리의 미래도 여기 달렸다
‘AI(인공지능) 칩들의 고공행진’. 누가 이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인가. AI가 반도체 시장을 재편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의 반도체 업체 AMD는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8.31% 폭등하며 주당 158.74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 다시 근접했다. 최근 AMD가 신형 서버용 AI 칩인 MI300을 내놓으며 ‘엔비디아 추격자’에 나서자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영국 바클레이즈의 톰 오말리 애널리스트는 AMD의 올해 AI 반도체 매출을 40억 달러(약 5조3500억원)로 전망했다.
AI 칩 시장의 압도적 선두인 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이날 3.06% 상승해 주당 563.82달러를 기록,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1조4000억 달러(약 1881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칩 B100이 이전 제품보다 성능에서 50% 더 뛰어나고 가격도 40%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호황기에 맞춰 B100의 출시 일정을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멈추지 않는 ‘대(大)AI 시대’
D램 3강, 지각변동 시작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일치감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지난해 AI 칩에 붙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SK하이닉스가 부동의 업계 1위 삼성전자에 일격을 날렸다. HBM 등 첨단 D램 경쟁을 계기로 메모리 3강(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모두 빠르게 불황에서 탈출 중이다. 3사는 올해 모두 5세대 ‘HBM3E’를 전면에 내세우고 진검승부에 나선다. 레이스에서 가장 처졌던 마이크론조차 최근 점유율을 조용하게 키우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엔비디아 칩에 사용될 자사 HBM3E 제품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금융투자업계 보고서가 나오며 주가가 2.7% 뛰었다.
파운드리, TSMC 독주
이는 삼성전자에도 기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제외하고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을 포함한 100여 곳이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접촉 중”이라며 “삼성의 3나노 2세대 공정에 대한 테스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7.9%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2.4%였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엔비디아와 AMD가 당분간 칩 제조는 대만에,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에 맡기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순위 경쟁 ‘출렁’
다만 이번 조사에서 TSMC는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18일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 TSMC가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실질적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자체 매출 순위 조사에서 삼성전자가 TSMC·인텔·엔비디아에 이어 4위를 차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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