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최원권 ② 대구 감독에게 세징야 한 살 더 먹었는데 괜찮은지 묻다

조효종 기자 2024. 1. 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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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권 대구FC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대구] 조효종 기자= '세징야 동상 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절대적인 존재감을 내뿜던 세징야도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잘 관리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대구FC와 최원권 감독의 과제다.


2024시즌을 앞두고 대구에 여러 변수가 생겼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끌던 맏형 이근호가 은퇴했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징야와 에드가는 각각 35세, 37세가 됐다. 대구가 자랑하는 든든한 센터백 진영에도 변동이 있다. 홍정운이 이적했고 조진우는 군 복무를 위해 미드필더 이진용과 함께 김천상무로 향했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재원은 갈수록 유명해져 해외 구단의 관심까지 받고 있다.


전지훈련지인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 '풋볼리스트'와 만난 최 감독에게 무엇이 가장 큰 고민인지 물었다. 보기가 하나씩 제시되자 최 감독은 눈을 질끈 감고 헛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보기까지 듣고 나서는 "맙소사"를 외치며 한숨을 내쉬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결심한 듯 입을 뗐다.


"일단 재원이는 올 시즌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하나가 줄었다. 진용이, 진우, 그리고 근호는 이미 떠났다. 지나간 일은 돌아보지 않는다. 그럼 두 개가 남는데, 수비 조직력은 다시 맞추면 된다. 굳이 따지자면 세징야와 에드가가 나이 든 걸 꼽겠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사실 두 선수도 작년 활약이 좋았다. 몸을 잘 만들어주면 된다. 결국엔 걱정되는 것 없다."


최원권 대구FC 감독. 서형권 기자

▲ "세징야와 에드가, 지금은 대체 불가"


1989년생인 세징야는 2016년부터 대구에 몸담으며 K리그1 196경기 77골 50도움, K리그2 36경기 11골 8도움을 기록했다. 대구를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에드가는 2018년 대구에 합류해 K리그1 통산 129경기 44골 18도움을 기록 중이다. 2022년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잠시 팀을 떠났지만, 2023시즌 복귀했고 고재현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세징야와 에드가는 현 시점에서 대체 불가다. 힘들어 보여서 교체하려고 하면 아직도 싫어하는데, 잘 관리해서 오래 함께해야 한다. 부상만 없으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나와는 워낙 같이 오래한 사이라 손동작만 해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정도다. 지금 당장은 누가 와도 두 선수를 대체하긴 어렵다."


세징야와 에드가에 대한 최 감독의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지만 대구는 두 선수 없이 경쟁하는 법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특히 세징야가 부상으로 자주 빠졌던 지난 시즌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대구 이적 이후 세징야의 출전 경기 수(23경기)와 출전 시간(2,007분)이 가장 적었음에도 파이널A 복귀에 성공했다. 세징야 출전 유무에 따른 평균 승점도 1.43과 1.33으로 비슷했다.


최 감독은 두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고 또 장기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질책도 하고 칭찬도 했던 외국인 공격수 바셀루스도 지난 시즌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팀은 신인급 선수들이 자리 잡아 줘야 선순환이 된다. (김)영준이, (박)세진이가 계속 잘해줘야 한다. 또 올해 공격과 미드필더진에 (손)승민이, (한)서진이, (권)광덕이, 그리고 (정)재상이 같이 능력 있는 선수들이 합류했는데, 동계 훈련 때 지켜보고 기회를 주려고 한다."


에드가(왼쪽), 세징야(이상 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본적으로는 바셀루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작년엔 기복이 심했다. 아주 성실해서 좋아하는 선수지만, 공격수는 결국 골과 어시스트로 보여줘야 한다. 경기에 많이 나섰고 기회도 적지 않았는데 다섯 골에 그쳤다. 기대치가 있어서 화도 냈고 칭찬도 했다. 공격의 키를 쥐고 있다. 사이드에서 (고)재현이와 바셀루스가 흔들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앙에서 세징야, 에드가가 받는 압박이 커진다. 지난 시즌 끝나고 '내년에는 훨씬 잘할 수 있으니까 걱정 말라'고 하더라. 늘 자신감이 넘치고 성격도 좋은 친구다. 세징야, 에드가와 같은 무게감까지 갖춰줬으면 한다."


▲ "올 시즌 치열할 것…그래서 더 기대돼"


최 감독이 인터뷰 초반 '걱정 없다'고 말한 건, 모두 이미 감수하고 있었고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K리그1 연봉 11위였던 시민구단 대구는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구단들처럼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도모하긴 어렵다. 대구에서 쭉 지도자 생활을 한 최 감독은 구단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구단에 센터백, 미드필더 영입을 요구했다. (대구는 인터뷰 이후 센터백 고명석, 미드필더 요시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공격진도 보강하면 좋겠는데, 우리는 예산이 한정적이라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1, 2월 상황을 지켜보다 나오는 선수들이 있으면 채가야 한다."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센터백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대구 주전 스리백은 조진우, 홍정운, 김진혁이었다. 홍정운의 이적, 조진우의 입대로 두 자리가 비었는데 대구는 고명석 영입으로 일단 한 자리만 채웠다.


"센터백 진영에 정운이, 진우가 빠졌다. 오랜 기간 함께했고 작년에도 30경기 이상 뛴 선수들이라 공백이 있다. 진혁이가 중심을 잡고 (김)강산이가 한 쪽을 맡아준다고 해도 한두 명이 더 필요하다. 그런데 K리그에 센터백 자원들이 많지 않다. (홍)철이 백업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케이타가 그 역할을 잘해줬지만 계약이 만료됐고 주전 기회를 찾아 떠났다. 결국 선수를 만들어야 한다. (이)원우 같은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최원권 대구FC 감독. 서형권 기자

그렇다고 목표 설정에 타협은 없다. "목표는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이다. 작년엔 일정 때문에 로테이션을 돌렸는데, FA컵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FA컵 우승도 ACL에 나설 수 있는 길 중 하나다. 물론 최우선은 파이널A 진입이다. 강등권 싸움은 할 게 아니라는 걸 모든 구성원들이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치열할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된다. 1차, 2차 목표 잘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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