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 맞다" "아니다"…오송참사 첫 재판서 진술 갈렸다

한지혜 2024. 1. 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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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공사하고, 관리 감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과 감리단장이 17일 열린 첫 재판에서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공사를 진행한 현장소장은 "부실공사가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를 감독한 감리단장은 "시공사의 부실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 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용원 청주지검장과 수사 관계자들이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강 임시 제방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지법 형사5단독 정우혁 판사는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현장소장 A씨와 감리단장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도로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 제방을 불법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축조하거나 사고 당일 제방이 위험하다는 주민 민원에도 불구하고 유관기관 전파, 비상근무 지시 등 주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시제방 공사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직원을 시켜 시공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A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다며 "임시제방은 충분하게 높게 쌓았고, 침수 사고 전날부터 유관기관과 협력해 도로 통제 필요성을 알리는 등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련 서류 위조 혐의에 대해선 "증거를 위조한 직원이 유무죄를 다툴 여지가 있어 교사혐의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날 함께 재판을 받은 감리단장 B씨는 공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B씨는 시공사가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쌓아 올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 및 방치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린다.

오송지하도 참사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건이다.

검찰은 국무조정실로부터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등 7개 기관 36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받은 이후 수사본부를 구성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관계자 200여명을 불러 수사를 벌여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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