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건축왕'에 징역 15년 구형…"부동산 침체 탓, 반성 없어"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에게 검찰이 법정최고형인 15년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17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건축업자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9명에게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A씨는피해 회복에 노력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사업이 어려워졌을 뿐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세입자 191명을 속여 전세보증금 14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09년부터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 등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업체를 통해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를 직접 건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준공 대출금이나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을 통해 대출이자를 돌려막으며 2700여채에 달하는 주택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자금경색으로 대출이자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자 보증금 반환이나 임차 기간을 보장할 의사 없이 전세계약을 체결해 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563채의 전세보증금 453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사건은 별도로 진행된다. A씨는 회사자금 11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과 별도로 재판 중인 피고인들의 전세사기 범행과 관련한 사기, 범죄단체조직, 특정경제범죄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횡령 등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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