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5.2% 성장에도 못 웃는다…올 전망 얼마나 안 좋길래
중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 5.2%를 기록하며 목표치(5%)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소비ㆍ투자 위축, 부동산 침체 등 경기 불안이 여전해 올해 성장률은 다소 둔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21조207억 위안(약 2경2270조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설정한 목표치인 5%를 뛰어 넘는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날 발표한 성장률 예상치(5.2%)와 같고 국제통화기금(IMFㆍ5.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ㆍ5.2%), 세계은행(WBㆍ5.1%) 전망치와도 대체로 부합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년 대비 5.2%를 기록했다.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FE)에 참석해 “작년 중국 경제는 반등해 5% 안팎 목표치보다 높은 약 5.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장기 성장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지난해 5.2%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7%대 성장률을 기록해 온 중국은 팬데믹 직격탄에 2020년 2.2%까지 고꾸라졌다. 2021년엔 기저효과에 힘입어 8.4%로 올라섰지만 2022년 다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기 침체에 빠져 3.0% 성장에 그쳤다.
올해 성장률은 더 둔화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내수 부진 지속 등을 이유로 4.5% 성장을 전망했고, IMF와 OECDㆍ세계은행도 각각 4.6%, 4.7%, 4.4%로 지난해 전망치보다 낮춰 잡았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월별로도 지난해 10월(-0.2%)부터 12월(-0.3%)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도 여전히 더디다. 지난해 8월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게 대표적이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2020년 하반기부터 엄격한 규제에 나선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3.0% 늘었지만, 이중 부동산 개발투자는 9.6%나 줄었다.
중국 인구도 2년 연속 줄어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총인구는 14억96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만명이 감소했다. 대기근이 닥쳐온 1961년 이후 60여년 만에 첫 감소를 기록한 재작년 이후 2년 연속 줄었다. 중국 경제의 신뢰도가 약해지면서 지난해 3분기 외국인 투자(-118억 달러)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하기도 했다.
중국의 저조한 성장률은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중 월간 수출액은 2022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그 여파로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은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이후 31년 만에 첫 적자(-180억 달러)를 봤다.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중국의 성장률 자체보다 한국 경제와의 연관성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무역 등 여러 방면에서 한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기가 반등하고 반도체 수요가 살아난다고 해도 한국 수출에 도움이 되는 정도는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논란의 중심에 선 청년 실업률도 이날 새로 개편해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재학생을 제외한 16~24살 청년 실업률은 14.9%로 나타났다. 25~29살은 6.1%, 30~59살은 3.9%였다. 중국은 지난해 6월 16∼24살의 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자, 돌연 발표를 중단했었다. 이번 발표에선 중학교ㆍ고등학교와 대학 재학생을 제외하고 실제 구직자만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 중국 실업률은 5.2%로, 12월 실업률은 11월(5.0%)보다 0.1% 포인트 증가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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