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속에 숨긴 마약 ‘열화상 카메라’로 잡는다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옷 속에 마약을 숨긴 입국자가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서자 수상한 물체가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체온과 다른 물체를 몸에 숨길 경우, 열화상 카메라가 온도 차를 식별해 마약을 찾아낸 것이다.
관세청은 17일 열화상 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추가로 도입해 마약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의 90%가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되는 만큼 하늘길 관문을 꼼꼼히 지키겠다는 의도다. 관세청은 우선 오는 2월 중 인천공항에 열화상 탐지기 2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단속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 공항과 항만으로 활용 범위를 점차 늘릴 방침이다.
열화상 카메라 외에도 현재 인천공항에는 밀리미터파 신변 검색기 3대를 운영 중이다. 이 기기는 파장의 길이가 1∼10㎜로 짧은 밀리미터파로 물체를 탐지하는데, 실제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숨긴 채 기기 안에 들어가자 경보가 울렸다. 신체를 스캔한 이미지의 가슴·다리 부분에서 의심 물체가 빨간색 점으로 표시됐다. 관세청은 올해 안에 해당 장비를 전국 공항과 항만 13곳에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특별대책 추진단 구성 등 국경 단계에서의 마약 단속에 관세 행정 역량을 집중해 우리 사회로의 마약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입국 심사 전 마약 단속도 강화된다. 주요 마약 우범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의 경우 공항에 도착해 항공기에서 내리는 즉시 검사한다. 국경 단계에서 마약 밀반입을 차단한다는 목표다. 마약 검사를 위한 고정 탑승교도 인천공항 1터미널에 2곳이 설치된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열화상 카메라, 밀리미터파 신변 검색기 등을 통해 기내 수하물과 신체에 대한 검사를 받게 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 밀수 단속 건수는 704건에 달한다. 전년 대비 단속 건수는 9% 감소했지만, 양은 23% 증가했다. 마약 밀수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밀수 경로는 국제우편이 326건으로 전체 46%를 차지했다. 이어 특송화물 194건(28%), 여행자 177건(25%) 등의 순이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수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급증 추세다. 2022년 112건에서 지난해는 177건으로 전년 대비 58% 급증했다. 밀수입 국가는 태국 101건(187㎏,) 미국 213건(152㎏), 독일 44건(93㎏), 라오스 18건((66㎏) 순으로 나타났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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