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상승→예비 FA 랭킹 6위' 김하성, 20일 출국…'서울시리즈서 봅시다'

유준상 기자 2024. 1.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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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빅리그 진출 이후 3년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어썸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4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김하성의 국내 에이전시 '서밋매니지먼트'는 "김하성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한다"고 17일 알렸다. 

지난해 10월 11일 귀국 이후 약 세 달 동안 국내에 머무른 김하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도착 이후 개인 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율한다. 팀에 합류한 뒤에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하성은 2010년대 중반 이후 KBO리그, 국제무대를 통해 능력을 검증받은 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4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하성은 빅리그 첫해였던 2021년 117경기 267타수 54안타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2로 부진에 허덕였다. 2022년에는 150경기 517타수 130안타 타율 0.251 11홈런 51타점 12도루 OPS 0.708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성적을 끌어올렸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고, 빅리그 적응을 마친 김하성은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23시즌 152경기 538타수 140안타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OPS 0.749를 기록,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특히 김하성의 존재감이 돋보인 건 바로 수비였다. 그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2루수(106경기 856⅔이닝)뿐만 아니라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9월 미국 야구 전문 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감독, 스카우트,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최고의 2루수 수비 부문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의 '전문가 집단'이 선수의 잠재력과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컸다.

그 덕에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 유틸리티 부문 후보에 오른 김하성은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지역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품었다.

골드글러브 수상 이후 국내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하성은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휴대폰 진동이 너무 많이 울려 잠에서 깼더니 수상했다고 하더라. 영상으로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봤으면 심장이 많이 뛰었을 것 같다. 2루수 부문에서 못 받았으니 무척 긴장하고 있지 않았을까. 자고 있길 잘했던 것 같다"며 "수비는 첫 시즌에도 자신 있었다. 어깨가 조금 좋다고 생각해 공을 잡으면 아웃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덕분에 수비 지표도 더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런 김하성이 트레이드설에 휩싸인 건 지난해 12월이었다. 올겨울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샌디에이고 구단이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로 주전 외야수 후안 소토를 내보냈고, 주요 FA(자유계약) 선수들을 잡지 않으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외부 FA를 영입하는 것도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달 18일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동일한 조건으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면, 또 다른 좌타자를 보내거나 최소 한 명의 선발투수 또는 여러 명의 불펜투수를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을 것"이라며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이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입 후보에 오른 팀들까지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를 고려 중으로, 포수 유망주 조이 바트와 젊은 투수 1~2명, 팀의 외야수 중 한 명이 트레이드될 수 있다"며 "이들의 대가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과 같은 선수를 받아올 수 있고,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도 또 다른 영입 후보"라고 보도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보스턴 레드삭스도 후보로 언급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현재 보스턴과 연결된 많은 선수들 중 가장 흥미로운 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다. 샌디에이고가 페이롤 삭감을 검토하고 있으며 김하성을 포함한 몇몇 선수들에게 트레이드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하성은 수비적으로도 계약적으로도 보스턴에 딱 맞는 선수"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 구단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프라이어스 온 베이스'는 "김하성은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크게 성장해 수준급 수비력을 발휘했다. 2024년에는 비교적 저렴한 연봉 700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트레이드로 영입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며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보스턴 레드삭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메츠 등도 잠재적인 영입 후보로 꼽았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에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김하성이 현재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LA 다저스와 3월 20일과 21일 한국 서울에서 개막 시리즈를 개최한다. 김하성이 트레이드로 이적하면 한국 선수가 없는 서울 시리즈가 된다"며 "이 시리즈의 '주력 선수'였던 샌디에이고의 내야수 김하성은 현재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고 있어 서울시리즈 출전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일본 팬들이 서울시리즈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김하성은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달 들어 마이매미 말린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애틀 매리너스 등과 연결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6일 "김하성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샌디에이고의 클럽하우스에서도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여러 포지션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며 "김하성은 2024년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뛰는데, 나머지 29개의 팀은 김하성을 영입함으로써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가 다재다능하기도 하고 3개의 포지션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중앙 내야 옵션을 많이 갖고 있고, 김하성을 트레이드함으로써 로스터의 심각한 구멍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다만 김하성의 트레이드가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MLB.com은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그를 트레이드할 경우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야진이 온갖 부상에 시달리는 가운데서도 (2루뿐만 아니라) 유격수, 3루수까지 내야에서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데 있어서 단점이 있다. 그가 출전 예정인 개막 시리즈(서울 시리즈) 전에 트레이드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대가로 많은 이득을 얻지 못하면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17일 2024-2025 시즌 FA 시장에 나올 선수들을 소개한 미국 매체 'CBS스포츠'도 비슷한 예상을 내놨다. 김하성을 6위로 평가한 매체는 "지난해 그는 평균 이상의 수비력과 안타, 볼넷, 도루 등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은 2025시즌에 대한 상호 옵션을 갖고 있는 만큼 흥미로운 한 해를 보낼 텐데, A.J.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을 붙잡고 싶을 것"이라며 연장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리그 데뷔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을 앞둔 김하성은 트레이드 없이 시즌을 시작하게 되면 오는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에 맞춰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한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MLB 정규 개막 2연전에 앞서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팀 코리아와 스페셜 경기를 치른다. 스페셜 게임에 대한 전체 대진표 및 경기 일정은 추후 공개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 시리즈 개최 장소인 고척 스카이돔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김하성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LG 트윈스는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챔피언'으로 2024시즌을 준비 중이다. KBO리그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팀 코리아'도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를 상대로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

2024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의 시작을 알릴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서울 시리즈는 오는 3월 20~21일 오후 7시 5분에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해당 경기를 생중계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쿠팡플레이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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