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문 닫아!” 입구 막은 ‘트랙터들’… 숯 공장과 주민 갈등

최예슬 2024. 1. 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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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에서 숯 공장을 두고 주민과 공장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숯 공장 연기가 주민 건강을 해친다"며 공장 폐쇄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씨 공장 주변에 걸린 현수막에는 '주민 건강 해치는 숯가마 완전 폐쇄!'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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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트랙터 세 대가 공장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모습. 보배드림 캡처

충북 제천에서 숯 공장을 두고 주민과 공장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숯 공장 연기가 주민 건강을 해친다”며 공장 폐쇄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공장 측은 “공장이 들어설 땐 인근 거주민이 없었으며 법적으로 문제 없이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급기야 화가 난 주민이 공장 입구를 트랙터로 막으면서 공장은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천의 숯 공장을 운영하는 A씨가 쓴 글이 올라왔다. 그는 “공장을 지을 때 근처에 마을이 없었다. 딱 한 집이 있었다”며 “(당시에) 서명도 받고 허가를 받아서 공장을 짓고 운영해왔는데 2~3년 사이에 다른 곳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우리 공장 연기 때문에 못 살겠다며 폐쇄하라고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심지어 공장 입구를 트랙터 세 대로 막아놔서 아예 차도 못 지나다니게 했다”며 “그 사람들도 이사 올 때 숯 공장이 있는 거 뻔히 알고 왔고, 전화해서 ‘연기 많이 나냐’고 물어봐 놓고는 인제 와서 못 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연기가 옆 마을까지 가지도 않는다”며 “시청에서 나와서 검사도 했지만 우리 공장은 법에 다 맞춰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부터 나흘째 공장 입구를 막고 있는 트랙터로 인해 숯을 만들기 위한 나무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나무는 겨울이 아니면 못 받는다. 잘라놓은 나무를 말려서 받는 건데, 여름에는 그 작업을 할 수가 없어서 겨울 안에 받아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면 아예 못 받을 수 있다”고 답답 해했다.

피해액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나뭇값만 1억원 정도 되고, 거기서 (숯을 만들면) 대략 이익이 발생해 직원 월급도 주고 공과금을 준다. 그 금액이 대략 3~4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A씨 공장 주변에 걸린 주민들의 공장 폐쇄 촉구 현수막. 보배드림 캡처

A씨 공장 주변에 걸린 현수막에는 ‘주민 건강 해치는 숯가마 완전 폐쇄!’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무를 숯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등이 배출되는 건 사실이다. 한국대기환경학회의 ‘숯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제거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참숯을 생산하는 숯가마에서 배출되는 가스에 타르가 함유돼있다. 또한 미세먼지도 배출된다.

하지만 적정 수준의 대기오염방지시설와 먼지처리장치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제천시청에 확인한 결과 해당 시설은 현행법상 위법 행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해당 시설은 지방자치단체 신고 의무 시설이 아니며 방진시설을 갖추고 있었다”며 “시청 입장에선 법적 조치를 취할 게 없어 주민들의 항의 사항을 전달하고, 유해물질 배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숯 공장에 대한 민원은 몇 년 전부터 있었다. 최근에는 거의 매일 전화가 오고 있다고 했다. 시청 관계자는 “민원인들은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고도 하지만 이 공장은 악취방지법에서 지정하는 악취배출시설도 아니다”며 “악취를 이유로 제재하기도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폐업이나 휴업에 대한 보상을 해줄 게 아니면 저런 식의 영업 방해는 곤란하다”, “먼저 있었던 쪽에 우선권이 있다고 본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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