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낙서’ 누명 쓴 북한 주민… 고문 끝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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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담벼락에 낙서를 했다는 누명을 쓰고 체포된 북한 주민이 고문 끝에 사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어 "여기(북한)는 필체가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잡아다가 죽을 만큼 때리고 고문해도 누명을 벗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곳"이라며 "가족과 친척, 동료들은 그의 죽음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지만 아무리 억울해도 분노를 표현할 길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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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비난 낙서’ 혐의 체포된 주민, 8개월 만에 무혐의 석방
석방 두 달여만에 사망 알려져
북한에서 담벼락에 낙서를 했다는 누명을 쓰고 체포된 북한 주민이 고문 끝에 사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구금 당시 자행된 폭행과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2022년 말 낙서 혐의를 받고 보위부에 체포돼 국가보위성에서 8개월간 조사를 받고 풀려난 40대 남성 A씨가 두 달여 만에 갑자기 사망했다고 데일리NK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혜산시에서 국가를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체포됐다. 낙서를 발견한 보위부는 혜산시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필적 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A씨 필체가 낙서의 글씨체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를 체포했다고 한다.
A씨는 자신이 낙서범이 아니라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북한은 전력 사정이 열악해 설치된 CCTV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부에 체포된 A씨는 도보위국 구류장에서 7일간 조사를 받은 뒤 도보위국 구금소로 이감됐다. 2022년 12월에는 국가보위성으로 넘겨져 강도 높은 조사를 받다가 8개월이 지난 뒤에야 무혐의로 풀려났다. A씨는 석방 두 달여 만인 지난해 10월 사망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도보위국 구금소와 국가보위성 조사기관은 간첩 혐의를 받는 이들이 구금돼 조사를 받는 곳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 번 들어가면 살아 나오는 것이 기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혹한 폭행과 고문이 이뤄진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A씨가 국가보위성 조사를 받고 풀려났을 때 사람의 몰골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며 “몸이 성성한 데가 하나도 없어 걷기도 힘들어했고 뼈에 가죽만 씌운 듯한 모습이 무서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북한)는 필체가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잡아다가 죽을 만큼 때리고 고문해도 누명을 벗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곳”이라며 “가족과 친척, 동료들은 그의 죽음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지만 아무리 억울해도 분노를 표현할 길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보위부는 혐의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하거나 사형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조직이다. 이 때문에 누명을 쓴 이들도 자칫 억울함에 대한 호소가 국가에 대한 반항으로 비춰질까 두려워 울며겨자먹기로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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