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Q sign #27] 조용기 목사님의 안수
서울 잠실의 화광 침례교회에서 실시한 3박 4일 성경통독 66권 특수훈련은 특별히 구국 금식기도 집회로 하게 되었다. 진행 중 2일 차에 내가 거의 기절 상태에 이르게 되었고 자원봉사를 하시던 권사님들에 의해 성전 옆 작은 장소로 옮겨졌다. 한 권사님이 미숫가루를 타서 내 입에 흘려 넣어 주셨고 그 집회는 그런 상황에서도 진행, 완료되었다.
적어도 앞에서 인도하는 통독 강사들만큼은 금식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참석자들이 금식하는 마당에 인도자들이라고 음식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원래 나는 힘이 될 만한 음식을 먹지는 않는다. 육식을 좋아하지 않으며 날생선도 먹지 못한다. 설렁탕이나 곰탕류도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시래기 된장국이고 생선과 김치류, 나물 반찬과 과일을 즐긴다. 그 결과, 체력적으로는 좀 그렇다. 그러나 “죽으면 죽으리라!”의 정신으로 잘 이겨내곤 한다.
제99차 성경통독 66권 3박 4일 집회는 계룡산 밑자락에 있는 육·해·공군 합동교회에서 하게 되었다. 정말로 많은 국군이 참석했던 거로 기억을 한다. 1000여명 정도. 그 엄청난 광경을 상상해 보라. 이 나라의 장성과 장병들이 한자리에 앉아서 전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통독하는 장면을. 과연 이런 일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가능한 일일까.
사실상, 3박 4일 동안 하루에 밥 두 끼니, 잠 두어 시간을 자며 곧 하나님이신 성경 말씀을 읽어 나가는 일은 성령 하나님께서 역사하지 않으시면 전혀 가능한 일이 아니다. 만일 이런 일을 다른 나라에서 시도한다면 폭행(Abuse)으로 고소될 수도 있을 일이다. 마음에 작정하기만 하면 무시무시한 고문도 상관치 않는 한국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다른 말로, 대한민국 사람들은, 시시한 일들로는 치고 싸우고 흩어지기도 하지만 정작 나라에 중대한 일이 발생하면 목숨을 내던지고 한마음으로 달려드는 천하 강적들, 그야말로 ‘세상이 감당치 못할 사람들’이 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엔 희망이 있다.
미국에서 자체 시작한 3박 4일 성경통독 집회
목사 안수를 받기 전부터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성경 읽기/암송 클래스를 하고 있었다. 시간상 저녁을 먹지 못하고 올 것이 분명하기에 허기를 때울 수 있는 간단한 음식도 준비했다. 모임 첫날에는 내가 찹쌀 영양 케이크를 만들어서 갔고 그다음부터는 자원하는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준비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하루, 저녁에 모여서 성경을 읽었다.
그렇게만 해도 6개월이면 한번을 읽는다. 일 년이면 성경 66권 전체를 두 번 읽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때도 굳이 그 큰 성전(원래 980석)에서 했던 것은, 교회 허락하에, 새로 이사한 할리우드(Hollywood)의 그 교회가 원래는 이단 교회가 사용했던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어둠의 세력을 말씀으로 몰아내고 싶었다.
혹자는 말한다. 그렇게 빨리 읽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은혜가 되겠느냐고. 그러나, 그것은 참석해 보지 않아서 모르시고 하는 말씀이다. 단 한 번이라도 3박 4일 성경통독 집회에 참석해 보신 분들은, 집회할 때마다 만사 제쳐 놓고 참석을 하신다. 심지어 비행기나 타야 올 수 있는 장소로 이사를 하신 이후에도 계속 오시기를 갈망하신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천천히 읽어야 할 때도 물론 있다. 아니, 말씀을 한 구절씩 분석해 가면서 연구를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만 하면, 일 년에 한 번은커녕 평생에 단 한 번도 성경 통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성경 전체를 통독하게 되면 전체적인 맥락, 그 구원의 역사를 깨닫게 된다. 다만 열 번이라도 성경 전체를 읽은 후에 구절마다 묵상하고 연구를 하면 은혜의 결이 다르게 되지 않을까. 자기들이 필요한 성경 말씀을 달달 외어서 믿는 자라도 유혹을 하려고 덤벼드는 여러 이단 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목사 안수를 받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남자 목사들만 해도 차고 넘치는 마당에 무슨 여자들까지 목사 안수를’이라고 생각했었다. 새벽예배를 드리고 집에 갔다가 교회 일을 시작하기 1시간 전에 다시 성전으로 돌아와 하나님께 오붓하게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목사 안수’라는 단어가 떠오르곤 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 일이 계속 반복되던 어느 날, 마침 지방회장님이 오셨길래 물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목사고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분은 내 말이 채 입에서 나가기도 전에 “아직 마감은 되지 않았으니 빨리 준비를 하세요, 전도사님!”이라고 했다.
그 후, 어떤 힘에 이끌리듯이 급하게 서류들을, 논문을,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때도 정말 얼마나 바빴는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해서, 1999년도 하와이 호놀룰루(Hawaii Honolulu) 총회 때에 목사고시에 임하게 되었고 다음 해인 2000년도에 워싱턴 DC(Washington D.C.)가 아닌 미 서부 북쪽 워싱턴 주(Washington State)에서 개최된 총회 때에 안수를 받게 되었다. 그 당시, 안수기도 담당 목사님들로부터 안수를 받았지만, 총회장이신 조용기 목사님의 안수도 받았다. 1982년 봄,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님의 기도에 따라 주님을 영접한 지 만 18년이 되는 해였다.
그렇게 목사 안수를 받고, 그해 8월에 처음으로 나성순복음교회 장년교육국 주체로 3박 4일 성경통독 66권 집회를 하게 되었다. 교회의 행정 사역이 나의 본래 책임인 데다가 성경통독 클래스를 일주일에 한 번, 화요 중보기도모임을 하면서 전문 통독 강사 없이 3박 4일 집회를 시작하려니, 불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통독 강사라야 나 한 명, 그리고 그동안 통독클래스를 함께한 성도님들이 전부인 현실에서 신문마다, 방송마다, 인터넷에 광고했다. 광고지를 만들어 LA 시내의 기독교 서점에도 배치했다. 과연 몇 명이나 참가하게 될 것인가. 정녕, 3박 4일 동안 성경 66권 통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참석자들을 위한 하루 두 번의 식사 준비는, Coffee 테이블은, 찬양팀은, 접수와 수료증을 담당할 행정팀은, 챙겨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장년 교육국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연속적으로 성경을 읽으며 금식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날짜마다 정해진 담당자들의 이름과 연락 번호, 읽어야 할 통독분량들을 명시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합심 기도를 드리고 돌아가는 상황을 확인했다. 사용할 찬양곡을 선별해 일정크기로 정돈을 한 후에 100부를 만들었다. 솔직히, 작은 일들이 아니었으나 이미 공개적으로 광고를 내보낸 이상, 앞으로 진행할 일만 남았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일을 총괄하면서 40일 주스 금식을 했다. 미국 성도 님들이 하는 금식기도 방식인데, 풀타임 행정 사역을 해야 하는 입장인 내가 물만 마시는 금식을 할 처지는 아니었기에. 그때 알게 되었다. 빈속에 마시는 주스가 얼마나 독약처럼 단지.! 그대로는 마실 수가 없어서 물을 반이나 타서 마셔야 했다. <계속>
◇김승인 목사는 1947년에 태어나 서울 한성여고를 졸업하고 1982년 미국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LA 기술전문대학, Emily Griffith 기술전문대학을 나와 패션 샘플 디자인 등을 했다. 미국 베데스다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북미총회에서 안수받았다. 나성순복음교회에서 행정 비서를 했다. 신앙에세이를 통해 문서선교, 캘리포니아에 있는 복음방송국(KGBC)에서 방송 사역을 했다. 미주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논픽션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했다. 정리=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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