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17년 만에 직선제 임박…선거전 '열기'
강호동·송영조·조덕현 3파전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지게 되면서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직이지만 206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이른바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이여서다.
지역농(축협)·품목조합 조합장과 품목조합연합회 회장 등 1111명의 선거인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할지 주목된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8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후보자는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이상 기호순)다.
이번 선거는2021년 농협법 개정에 따라 17년 만에 직선제로 실시된다. 앞서 농협중앙회장은 1961년 농협중앙회가 출범할때부터 정부가 임명했지만1990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민선이직선제가 도입됐으며, 회장 연임에도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직선으로 선출된 한호선, 원철희, 정대근 회장까지 3명이 임기 중 잇따라 비리혐의로 구속되면서정부는 2009년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한 번으로 제한하고, 선출방식도 간선제로 바꿨다.
그러나 일부 조합장만 선거에 참여해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가 이어져왔고, 전체 조합장이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결국 법 개정으로 통해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다시 직선제로 치러지게 됐다. 지난 선거까지는 대의원 간선제로 중앙회장을 선출했다면 이번 선거부터는 전국 농·축협 조합장1111명이 표를 행사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부가의결권' 제도가 처음 도입돼 조합원 수 3000명 미만 조합은 한 표를, 조합원 수 3000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각각 행사하게 된다. 조합 수는 1111개이지만, 조합원이 3000명 넘는 곳이 141곳이어서 표수는 1252표로 늘어난다.
8명의 후보중에는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조합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간 3강 구도가 예상된다. 중앙회 이사를 지낸 강 조합장과 송 조합장은 각각 5선, 6선 조합장이며 조 조합장은 3선 조합장으로 중앙회 감사위원 출신이다.
강 후보는 지난 24대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이성희 현 회장이 1위, 유남영 정읍조합장이 2위 강 조합장이 3위를 차지했다. 강 조합장은 무이자 자금 20조원을 전국의 모든 조합에게 지원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다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강 조합장은 2020년 10월 율곱농협 조합장 재임 중 동일인에게 수십억원을 초과 대출해 준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직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였으나 지난해 11월 1심에서 기각됐다.
송 후보는 부산 금정농협 6선 조합장으로, 후보들 중 최다선이다. 현재 국조합장협의회 의장, 7대특광역시 농협 운영협의회 의장 등을 역임하고 있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후보자는 금정농협을 22년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통합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조합 지원 자금을 4년간 2조원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조 후보는 대전‧충남권에선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전국적인 지지도면에선 앞서 두 후보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는 벼 매입자금 3조원 증액, 이익환원시스템 구축, 도농상생기금 2조원 확충 등을 제시했다.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신임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다만 전체 조합장 가운데 3분의 1이 초선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중앙회 새 회장의 임기는 3월 정기총회일 이후부터 4년 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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