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간 김동연, 獨 머크사 투자유치 요청…싱가폴·中·印 지도자 연쇄 회동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세계적 과학 기술기업 독일 머크 그룹의 카이 베크만(Kai Beckmann) 일렉트로닉스 회장(CEO)을 만나 전자재료 부문의 경기도 투자를 요청했다. 또 싱가포르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및 인도 정치지도자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연 지사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Davos Congress Center)에서 머크 그룹 카이 베크만 회장을 만나 "오랫동안 투자를 해준 머크사에 감사드리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머크가 공급하는 전자재료는 경기도의 전략산업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소재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조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카이 베크만 회장은 "머크는 비전을 가지고 경기도에 투자한 것"이라며 장기적인 투자의 이유로 우수한 인적 자원이 풍부하고, 불필요한 행정규제 등 관료주의가 없으며, 대 중국 수출 등 국제 무역에 있어서 지리적 장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경기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추가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를 유럽 본사에 초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머크는 독일에 본사를 둔 356년 역사의 최장수 과학기술 기업으로 2002년 평택 포승국가산업단지에 연구소와 공장을 준공한 뒤 평택, 안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연구소와 반도체 제조 장비 생산시설 등을 증설해 왔다. 머크의 도내 투자액은 2700억원이며 고용은 1700명이다.
김 지사는 이날 싱가포르 대통령과 장관, 중국 랴오닝성 성장,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총리 등 아시아 지역 중앙 및 지방정부 대표자들도 잇달아 만났다.
김 지사는 먼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Tharman Shanmugaratnam) 싱가포르 대통령과 조세핀 테오(Josephine Teo) 통신정보부 장관을 만나 "미래성장산업에 있어서 경기도 판교는 한국을 대표한다"면서 "싱가포르와 경기도가 함께 협력해 나가자"며 두 사람을 경기도에 공식 초청했다. 김 지사는 또 경기도 청년사다리 정책을 설명하며 "싱가포르 대학에도 경기도의 청년을 보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은 "청년사다리 정책은 좋은 정책이다. 싱가포르에 돌아가서 교육부에 전달하겠다"며 김 지사의 싱가포르 방문을 요청했다. 조세핀 테오 장관도 "한국의 하이테크, 국가 데이터 전략 등은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도와 더욱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이어 중국 랴오닝성 리러청 성장과 만나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중국 랴오닝성을 공식 방문해 경기도-랴오닝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경제·관광·문화·인적교류 분야의 전면적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자매결연 30주년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리러청 성장은 "이번 다보스 포럼의 주제가 신뢰 회복인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좋다"며 "지난해 방문 당시 김 지사가 얘기한 두 지역 간의 협력방안에 대해 감동받았다. 연내 하오펑 서기가 경기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랴오닝성 방문 당시 하오펑 당서기의 경기도 방문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에크나스 신데(Eknath Sambhaji Shinde)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총리와도 만나 두 지역 우호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에크나스 신데 총리는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에서 해외 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받는 주로 우수한 인력과 인프라가 풍부한 한국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하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반도체 기업 유치를 위한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경기도에 있는 만큼 이들과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경기도가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 지사는 "마하라슈트라주와 경기도는 17년의 우정을 이어왔고 인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현대차와의 업무협약을 축하한다. 경기도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SK 같은 많은 대기업이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인도와 같은 신흥국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에크나스 신데 총리의 경기도 방문을 제안했다.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 서부에 위치한 주로 주도(州都)는 뭄바이이다. 경기도는 2005년 1월 경기비즈니스센터 뭄바이 지점을 열면서부터 인연을 시작해 2007년에는 마하라슈트라주와 우호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후 경기도 실무단 방문(2009~2019), 마하라슈트라주 광·산업부 장관 경기도 방문(2016) 등의 교류 관계를 이어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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