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무산…이례적인 오너 공격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1. 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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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무산

이례적인 오너 공격

최근 MBK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과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무위로 돌아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BK는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특별상황펀드) 2호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로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지분 8.8%에 해당하는 838만8317주가 응모했다고 공시했다. MBK 측은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목표 수량에 미달해 응모 주식 전부를 매수하지 않는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한국앤컴퍼니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매수가 실패로 일단락됐지만 MBK의 이번 경영권 확보 시도를 두고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왔다. 재계 안팎에서는 MBK가 애당초 한국앤컴퍼니그룹 ‘형제의 난’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이 많았다. 최대주주 지분율 40%를 웃도는 상황에서 유통 주식 수를 감안하면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 시도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무엇보다 국내 재계에서 성장 기반을 다진 PE가 총수 일가와 등을 돌리는 선택을 한 것부터 전례를 찾기 힘들다. 국내 대기업 집단은 지분, 사업 관계 등으로 여러 기업군과 얽히고설킨 구조다.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PEF가 대기업 계열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거나, PEF 보유 지분을 대기업에 매각할 때도 많다.

대기업과 PE가 공통의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추진한 거래는 차고 넘친다. 글랜우드PE는 CJ그룹 승계 핵심 계열사 CJ올리브영 2대 주주다. 글랜우드PE는 2023년 10월 SKC에 폴리우레탄(PU) 원료 사업을 하는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2015년 한국앤컴퍼니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국내 최대 자동차 공조회사 한온시스템을 공동 인수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과 척을 진 MBK도 2016년 두산그룹 계열사 두산공작기계를 약 1조원에 사 와 2022년 2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MBK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카드를 인수한 뒤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이다. PE가 재계 오너 일가와 관계 관리에 각별한 공을 들이지 않고는 이런 일들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대기업 지주사 관계자는 “현직 오너 경영인을 정면으로 공격했다는 점에서 재무적 파트너로 MBK와 한배를 타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라고 전했다.

동북아 굴지 PEF MBK파트너스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지분을 정면으로 겨냥해 재계에서 당혹감이 감돈다. 사진은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외관.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2호 (2024.01.10~2024.01.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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