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낙하산 공천에 마포을 당협위원장 "한동훈, 기본이 안됐다"

박현광 2024. 1.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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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벼락 맞은 기분이다."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당협위원장이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내놓은 첫 마디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마포구을 총선 출마를 '깜짝' 선언했기 때문이다.

신년인사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뜬 김 위원장은 <오마이뉴스> 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건 전략공천도 아니고 그야말로 낙하산"이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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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을 12년 지킨 김성동 "사전 통보 받은 적 없다"... 당원들 공개 항의 이어지기도

[박현광, 유성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소개하며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유성호
 
"날벼락 맞은 기분이다."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당협위원장이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내놓은 첫 마디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마포구을 총선 출마를 '깜짝'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을 무대로 불러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전략공천'을 발표한 셈이다.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분개... "그야말로 낙하산 공천"

김 위원장 입장에선 '험지'인 마포구을(서강동, 서교동, 합정동, 망원1동, 망원2동, 연남동, 성산1동, 성산2동, 상암동)을 12년 동안 지켜온 그간의 노고가 부정되는 순간이었다. 신년인사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뜬 김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건 전략공천도 아니고 그야말로 낙하산"이라고 분개했다.

김 위원장은 "사전에 통보를 받은 적 없다"며 "고생하는 당원들을 위로하러 온 신년 인사회에서, 칼 들이대듯이 갑자기 그렇게 해버리니 깜짝 놀란 정도가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2년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4.11 총선 마포을에 출마하는 김성동 후보가 유세를 위해 이동하는 사진
ⓒ 유성호
 
15대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환 전 의원의 아들인 김 위원장은 2010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아 2년여 의정 생활을 했다. 이후 2012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마포을에 첫 도전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12년 동안 마포을 지역을 지켜왔다. 하지만 마포을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내리 세 차례 낙선했다.

김 위원장은 "여기는 험한 곳이라 나름 애환이 많다. 그래도 여기서 꿈을 이뤄보려고 남모르는 눈물도 많이 흘리고 그랬다"며 "한동훈 위원장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개 위원장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관위를 만들지 않았나. 한 위원장은 공천에 개입 안 한다고 했는데 이건 완전 내리 꽂는 것 아닌가"라며 "전략공천일 뿐 아니라 완전한 낙하산"이라고 꼬집었다.

"당원뿐 아니라 마포구민 무시하는 처사... 정청래에 도움될 것"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협위원장들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 한동훈, 정청래 지역구에 김경율 ’자객 공천’ ⓒ 유성호

그러면서 "당원뿐 아니라 마포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본다"라며 "김경율 그분이 어디 사는지 모르겠지만 마포구민의 애환을 얼마나 알겠느냐. 선거를 앞두고 한 달 만에 그걸 파악이나 할는지 모르겠다. 지금 쓰레기소각장 문제가 상암동에 제기돼서 여길 지키던 위원장의 가슴이 얼마나 무너지는지 아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현재 마포구을의 현역 의원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다. 다음 총선에서도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힘은 그의 대항마로 김 비대위원을 내세운 것.

이에 김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을 내리꽂은 건, 오히려 정 의원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사람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낙하산 공천' 결정을 한 한 위원장을 향해 "기본이 안 된 것"이라며 "명색이 비상대책을 세우기 위해 온 사람이 이렇게 무지한 상태에서 무슨 대책을 세우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동훈 "계속 지면 무슨 의미가 있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소개하며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한 위원장은 김 위원에게 마포구을 출마를 제안했고 어제(16일)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제가 어제 (김 위원께서) 제 부탁을 수락하시자마자 바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이유는, 혹시 마음이 변할까 싶어서"라며 "이런 분들을 더 모셔서 서울시민들께 제시하고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깜짝 발표가 있은 뒤 이날 신년인사회에선 마포구을 당협 소속 당원들의 거센 공개 항의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당원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마포구을 당협의 항의에 "그 지역에서 지역을 위해서 봉사한다고 말씀하지 않았나. 그런데 계속 지면 의미가 있느냐"며 "이겨서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공약을 그 지역에 실천해서 그 지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답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 건배사를 하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협위원장들이 잔을 부딪치며 화답하고 있다.
ⓒ 유성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당협위원장들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예식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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