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2건에 2㎏ 단속…마약밀수 대형화 지속”
일평균 2건에 2㎏ 적발, 대형화 특징
올해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 전환 원년
국경단계 마약류 밀반입 원천 차단 주력
지난해 하루 평균 2건에 2㎏ 규모의 마약밀수 시도가 세관에 적발됐다. 국내 마약밀수는 점차 대형화되고, 자가 소비를 목적으로 한 소량의 밀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관세당국은 올해가 마약 청정국 지위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해 국경단계에서의 마약류 밀반입 원천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관세청은 17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이하 추진단)’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10월 추진단 출범 후 운용해 온 마약 단속체계의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기관 간 내부 경각심을 높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해 마약밀수 단속 실적과 추진단의 주요 과제 이행 실적, 개선·보완과제 점검 및 추가 대책을 공유·논의했다.
지난해 마약밀수 단속현황에서 지난해는 총 704건에 769㎏ 상당의 마약류 밀수가 세관에서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건수는 9% 감소한 반면 중량은 23% 증가한 규모로, 일평균 2건에 2㎏ 상당의 마약류 밀수가 세관에서 차단됐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국내 마약밀수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연도별 마약밀수 단속 중량은 2020년 148㎏, 2021년 1272㎏, 2022년 624㎏, 2023년 769㎏ 등의 등락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마약밀수의 대형화 추세다. 관세청은 최근 국내 마약밀수 적발 1건당 중량이 1㎏을 넘어서는 대형화가 계속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연도별 마약밀수 1건당 평균 중량은 2020년 213g, 2021년 446g, 2022년 810g, 2023년 1092g 등으로 늘었다.
반대로 10g 이하의 소량 마약밀수는 지속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연도별 현황(10g 이하의 소량 밀수단속 건수)은 2021년 425건, 2022년 175건, 2023년 117건 등으로 연이어 감소했다.
밀수경로는 국제우편(328건·46%, 327㎏·43%)이 주류를 이뤘고, 특송화물(194건·28%, 274㎏·36%)과 여행자(177건·25%, 148㎏·19%) 등의 순으로 비중이 컸다.
특히 지난해는 단속 건수를 기준으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은 전년대비 감소한 반면 여행자 밀수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수가 급증하면서, 이전의 밀수 형태로 회귀한 영향이 큰 것으로 관세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단속에서 적발된 마약류 비중은 필로폰(438㎏·57%, 155건·18%), 대마(143㎏·19%, 212건·25%), 케타민(38㎏·5%, 69건·8%), MDMA(30㎏·4%, 89건·10%) 등의 순으로 컸다.
주요 출발국은 태국(187㎏·24%, 101건·14%), 미국(152㎏·20%, 213건·29%), 독일(93㎏·12%, 44건·6%), 라오스(66㎏·9%, 18건·2%) 등이 꼽힌다.
이중 태국과 미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국내 마약밀수의 출발국가로 자리 잡는 모양새고, 그 와중에 독일과 말레이시아발 밀수 단속량도 급증해 주요 공급국가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에는 추진단 등과 주요 마약류 공급국 간 국제공조로 적발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은 이러한 단속 동향을 토대로 기존 마약밀수 특별대책 방향에서 개선·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해 문제를 해결하고, 마약류 단속 환경변화에 따른 신규 과제 발굴 등 관세행정 분야에서 추가 대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관세청은 지난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추진단 구성 등 국경단계에서의 마약 단속에 관세행정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올해는 마약과의 전쟁 2년차로,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환경과 밀수 수법에 대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숙제”라며 “관세청은 올해도 국경에서부터 마약류가 국내로 밀수입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단은 관세청 본청과 전국 세관 관련 조직을 아우르는 마약 단속 컨트롤타워로 기능한다. 통관·조사 등 관세행정 업무 구분에 따른 그간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 마약밀수 단속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추진단의 핵심 역할이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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