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빵인데 "불교 모욕"…빵 봉투 문구 ‘ACTS 19:26’ 뭐길래
석굴암의 불상을 본뜬 모양으로 화제가 된 이른바 ‘부처빵’이 ‘불교를 모욕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빵 포장 봉투에 성경 구절로 추정되는 문구가 적혔기 때문인데, 판매자 측은 “그런 의도가 아니며 앞으론 성경 구절을 지우고 판매하겠다”고 해명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주 황리단길에서 판매되는 부처빵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됐다. 부처빵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제24호인 석굴암의 본존불 문화재를 모티브로 만든 빵이다. ‘황리단길 명물’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끌어 온라인 배송 판매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부처빵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불교 모욕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부처는 불교 신앙의 뿌리인데, 그런 부처의 형상을 희화화해서 빵으로 만들고 그것을 먹는 행위가 불교에 대한 존중이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부처빵을 판매할 때 빵을 담아주는 종이봉투에 적힌 문구다. 봉투에는 ‘경주의 명물’, ‘석굴암 문화재 형상화했어요’, ‘그냥 즐겨’라는 문구와 함께 하단에 ‘ACTS 19:26’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ACTS 19:26’는 성경 신약성서 사도행전의 19장 26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성경 구절의 내용은 ‘이 바울이 에베소뿐 아니라 거의 전 아시아를 통하여 수많은 사람을 권유하여 말하되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이다.
부처빵에 불교 모욕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다’라고 하는 구절이 마치 부처님을 형상화한 불상을 ‘우상’이라고 꼬집은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부처빵 판매자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부처님을 모욕할 마음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구절은 삭제하고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일단 저는 무교”라며 “‘부처빵은 빵일 뿐 신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구절을 넣은 것이다. 마침 ‘사람이 만든 건 신이 아니다’라는 성경 구절이 있기에 포인트로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까 ‘석굴암 본존불상’을 형상화한 빵일 뿐, 부처님을 모욕할 마음은 없다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종교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간과했다.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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