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재테크]시장과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 차이
현재 시장과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에 차이가 크다.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그 격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금리를 내리겠다고 했다. 점도표에 나타난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중앙값은 4.5%였다. 그러나 시장(시카고 선물시장 Fed Watch Tool)은 연준이 올해 3월부터 6회 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4%에 이를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를 반영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10년 국채수익률이 최근 3.9%까지 하락하면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단기 금리인 2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4.2% 안팎으로 낮아졌다.
이러한 금융시장 상황은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했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회의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3개월 이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없다고 했다. 특히 이 총재는 개인적 견해라는 전제를 달면서 6개월 이내에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은 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하고 있다. 주요 시장금리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졌다.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최근 3.2% 안팎으로 낮아졌다. 단기 금리인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3.4%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그렇다면 한은과 시장의 기대의 차이는 어떻게 좁혀질까? 그 답은 물가상승률에 있을 것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6%였다. 2022년 5.1%에 비해서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은이 통화정책 목표로 제시한 2%보다 높다. 한은이 이야기한 것처럼 물가상승률 전망에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국내에서 소비 등 내수 경기의 흐름을 전망하기 힘들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자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더 높다.
그러나 시장은 물가상승률 둔화를 기대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과 1일물 무담보 콜금리의 차이)로 물가상승률을 전망해볼 수 있다. 2010년 1월에서 2023년 12월 통계로 분석해보면 장단기 금리차가 소비자물가상승률에 9개월 선행(상관계수 0.58)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 분석을 해보아도 장단기 금리차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일방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지난 12월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3.42%로 콜금리 3.64%(이상 월평균)보다 낮아졌다. 이러한 금리 역전은 2019년 6~9월에 있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기 직전이었다. 지난해 3~4월에도 이러한 현상이 잠깐 나타났다. 비정상적 상황이다.
시차 상관관계 분석에서 본 것처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9개월 후에 물가상승률이 많이 낮아질 것을 예고해주고 있다. 시장이 옳다고 전제하면 시장금리가 상승하기보다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정상화할 확률이 높다.
선제적 통화정책이 바람직스럽다. 기준금리 변동이 소비와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은은 현재의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라 표현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에 비해서 높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에 정착하는 것을 보고 금리를 내리면 뒷북치는 통화정책이 될 것이다.
참고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때 코스피(전년동월비 상승률)도 올랐다. 주식시장 참여자도 이 지표를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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