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억 잔류' 오승환, 올해 사자군단 필승조는?
[양형석 기자]
▲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와 2년 22억원에 계약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6일 자유계약선수(FA) 오승환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 원, 연봉합계 12억 원 등 총액 22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계약 후 기념 촬영하는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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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마무리의 역사' 오승환이 삼성에서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낸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16일 FA투수 오승환과 계약기간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10억+연봉12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단 오승환은 샐러리캡 문제로 인해 올해 4억 원의 연봉을 받고 내년에 8억 원의 연봉을 수령할 예정이다. 삼성의 이종열 단장은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면서 "최고의 구성을 위한 구단 행보를 이해하고 따라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2년과 메이저리그 3개 구단에서 활약했던 3년 반의 시간을 제외하면 삼성에서만 14년 동안 활약하며 KBO리그에서 400세이브를 기록했다. 1982년생 만 41세로 추신수(SSG랜더스), 김강민(한화 이글스)과 함께 리그 최고령 선수 중 한 명인 오승환은 만 43세가 되는 오는 2025시즌까지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필승조'조차 마땅치 않았던 삼성의 불펜
삼성은 2023년 4.60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투수력이 약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이 이끈 선발진은 그럭저럭 돌아갔지만 팀 평균자책점 5.16에 머물렀던 불펜은 독보적인 리그 최약체였다. 특히 선발투수부터 마무리 오승환까지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실제로 삼성은 2023년 시즌 '필승조'를 구성하기가 힘들었을 정도로 불펜투수들의 활약이 미약했다.
2023년 삼성 불펜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활약을 해준 선수는 60경기에 등판해 60이닝을 던지면서 4승 4패 14홀드 3.60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우완 이승현'이었다. 2016 시즌이 끝나고 FA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2023년 삼성 이적 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이승현은 2023년 삼성 불펜에서 그나마 '필승조'로 부를 수 있는 유일한 투수였다.
2023년 4월 삼성이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키움 히어로즈)을 내주고 영입한 우완 김태훈은 키움 시절이던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준수한 기량을 자랑하던 우완 불펜투수였다. 김태훈은 삼성 이적 초기 부진했던 오승환 대신 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5월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6승 7패 3세이브 11홀드 7.11 블론세이브 6개라는 실망스런 성적으로 이적 첫 시즌을 마쳤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좌완 이승현은 2년 차 시즌이었던 2022년 2승 4패 1세이브 14홀드 4.53의 성적으로 삼성의 차세대 필승조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승현은 더욱 성장한 기량과 성적을 기대했던 2023년 시즌 48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5세이브 7홀드 4.98로 아쉬운 활약에 그쳤다. 시즌이 끝난 후 호주 프로야구 리그로 파견된 이승현은 호주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올 시즌 선발변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묵직한 구위와 당당한 체격으로 2013년 NC 다이노스 입단 당시 '제2의 류현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노건우(개명 전 노성호)는 2019 시즌이 끝난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2020년 45경기에서 2승 3패 10홀드 4.46의 성적을 올리며 드디어 1군에서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노건우는 최근 3년 동안 35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홀드만 기록했고 2023년 시즌이 끝나고 삼성에서 방출된 후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알찬 스토브리그 보내며 불펜 대폭 강화
이렇게 2023년 한 해 동안 불펜의 허약함을 깨달은 삼성의 스토브리그 1차 목표는 역시 불펜보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2023년 11월 22일에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좌완 최성훈과 사이드암 양현을 영입해 불펜의 다양성을 더했다(물론 두 선수를 지명하는 사이 2023년 13홀드를 기록했던 베테랑 불펜투수 우규민은 kt 위즈로 이적했다). 2차 드래프트를 끝낸 삼성은 곧바로 FA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마무리 투수 2명을 차례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2023년 11월 24일 4년 총액 58억 원을 투자해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kt의 마무리 김재윤을 영입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지난 5일에는 2023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26세이브를 올리며 부활에 성공한 임창민을 2년 총액 8억 원에 영입했다. FA 시장에서 2명의 마무리 투수를 영입한 삼성은 16일 내부FA였던 '끝판왕' 오승환과 2년 총액 2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종열 단장의 표현대로 불펜보강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김재윤과 오승환, 임창민은 2023년 시즌 각각 세이브 부문 2위, 공동 3위, 6위에 오르며 무려 88개의 세이브를 합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구위가 좋고 경험이 풍부한 마무리 투수 3명이 한 팀에 모였다 해도 내년 시즌 삼성이 3명의 투수를 모두 마무리로 활용할 수는 없다. 결국 뒷문을 책임질 마무리 투수 1명과 이기는 경기에서 7, 8회를 책임질 셋업맨 2명으로 필승조를 구성해 불펜의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세이브 하나하나가 모두 KBO리그의 역사가 되는 오승환이 마무리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좋다. 여기에 구위가 좋은 김재윤이 8회를 막는 셋업맨, 임창민이 이승현과 함께 이기는 경기에서 선발투수 다음에 투입되는 필승조로 활약하면 금상첨화다. 다만 NC 시절과 두산 베어스 시절 셋업맨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임창민과 달리 통산 홀드가 17개에 불과한 김재윤이 셋업맨이라는 새로운 보직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세 명의 마무리 투수 중 두 명이 40대와 30대 후반일 정도로 삼성의 불펜에 불안요소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2차 드래프트와 FA시장에서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삼성의 불펜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2023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제 구단이 마련해 준 이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팬들에게 얼마나 좋은 요리를 대접하는가 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박진만 감독의 역량에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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