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돌덩이 치우겠다" 원희룡이 '명룡대전' 원하는 이유

임병도 2024. 1. 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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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재명 지역구 승리는 1석 이상의 의미"... '보수의 무덤'에서의 대결 성사될까

[임병도 기자]

▲ 총선 승리 다짐하는 한동훈-원희룡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1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며 그 저격수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을 내세웠다. 

한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우리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그곳이 호남이든 영남이든 인천이든 충청이든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면서 "그중 한 분이 여기 계신다.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원희룡이다"라며 원 전 장관을 소개했다. 

한 위원장은 단상에 올라온 원 전 장관과 껴안은 뒤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주먹을 불끈 쥐고 포즈를 취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우리 정치가 꽉 막혀 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 돌덩이가 누군지 여러분은 아시죠"라고 물은 뒤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이 말한 돌덩이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인천 계양을은)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 지역이라 불러달라"면서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이 공식적으로 인천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인사말을 끝내고 내려가는 원 전 장관을 불러세워 다시 어깨동무를 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등 총선 승리를 다짐하는 포츠를 재차 취했다. 

아울러 "우리가 인천에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이 4월 이곳 인천에서 멋진 국민의 승리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대장동 일타강사'를 자처하며 스스로를 '이재명 저격수'라고 부르기도 했다. 4월 총선에서 이 대표가 있는 인천 계양을 출마 의사를 계속해서 밝힌 바 있다. 

'명룡대전' 가능할까? 
 
 원희룡 전 장관이 지난 2010년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선언하고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제주 출신의 원희룡 전 장관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7대, 18대에서도 서울 양천갑에서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했고, 2014년 제주로 내려와 새누리당 소속으로 제주도지사에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도 나왔지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는 탈락했다. 

원 전 장관은 국회의원, 지방선거, 대선 경선까지 대부분의 선거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특히 과거에는 한나라당 소장파로 차세대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올드해졌고 화려한 정치 경력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제주 출신이라는 점을 단점으로 꼽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원 전 장관이 이재명 대표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이유가 정치적 대결 구도를 만들어 대선 후보급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의 대결이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은 송영길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 때문이었다. 당시 셀프공천이라는 공격이 이어졌다. 당내에서는 4월 총선에서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재출마하기보다는 총선 지휘를 위해 서울이나 성남 또는 비례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희룡 전 장관의 출마도 내부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윤형선 당협위원장은 2016년 제20대 총선부터 출마했던 인물이다. 그동안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서 고군분투했던 윤 위원장 입장에서는 원 전 장관의 출마를 선뜻 환영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원 전 장관이 인천계양을에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곳은 송영길 전 의원이 5선을 할 만큼 보수정당의 무덤이자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이재명 의원은 모든 동에서 승리를 했다. 원 전 장관이 이 대표에게 도전한다는 명분만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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