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말' 정우성 "나이 오십에 로맨스, 부담감에 금주했죠" [엑's 인터뷰②]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정우성이 오랜만에 멜로 작품에 임한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다.
16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 연출 김윤진, 이하 '사말', 원작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정우성은 청각장애 화가 차진우 역을 맡아 활약했다. 특히 그는 13년 전 원작의 판권을 사뒀다. 그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주인공은 물론, 제작자로서도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세상과 만난 '사말'은 빨리빨리를 외치고 더 자극적인 걸 찾는 시대, 시청자들에게 담백하고 따뜻하게 위로를 안겼다.
자극적인 이슈만을 좇지 않기 위해선 숙고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정우성은 "제가 지향하는 방향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건 동의"라며 동료 배우들과 연출자의 동의, 스스로에 대한 믿음. 현장 스태프들의 지지가 있어야 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결국은 좋은 드라마라는 평을 받은 결과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어 그는 "대본이 나올 때마다 '이게 사말에 어울리냐, 안 어울리냐'의 고민들을 계속했던 것 같다. 더 자극적이고 재밌는 요소 있어야 하지 않아? 그런 고민보다 사말에 어울리나 안 어울리나, '사말'스럽나? 그런 회의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흥행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정우성은 "소유냐 소비냐의 차이인 것 같다. 소비하고 잊히는 드라마가 되느냐,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느냐"라며 "저는 당연히 후자를 선호하는 성향이다. 물론 소비할 수 있는 드라마가 주는 삶의 에너지도 있다. 그런 것들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말' 속 차진우와 정모은은 수어와 표정들로 많은 감정을 주고받는다. 서로 긴 시간 얼굴을 보면서 촬영해야 했던 멜로 파트너로서의 신현빈은 어땠을까. 정우성은 "신현빈 배우 아니었으면 '사말'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저에 대한 큰 신뢰가 있었고, 이 드라마가 내포하고 있는 주제에 이해의 깊이가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신뢰 가는 얼굴이다. 믿음직한, 무게감이 있다"고 칭찬을 이어가며 웃었다. 정우성은 "작품에 임하는 자세, 이 작품 처음 대본을 접하고 이해도도 (높았다). 평상시 본인이 어떻게 사고하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했을 거다. 진지하고 담백하고 트렌드보다는 자기를 찾는 배우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상대 배우를 향한 신뢰를 보였다.
또한 '사말'은 정우성이 2012년 종영한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이후 무려 11년 만의 드라마인 동시에, 오랜만의 로맨스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정우성은 "오랜만에, 나이 오십(50)에"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정말 부담감이 있었다. 차진우를 다른 배우 시켜야 하는 거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제가 함으로써 차진우 나이 올려야 하고, 차진우의 나이에 맞는 정모은을 선택해야 해 제약이 생긴다. 내가 안 하면 너무 자유로운 선택들이 생기는 거였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내 정우성은 "판권 처음 가져올 때 '정우성 배우이기 때문에 드립니다'라는 그 말과, 내가 가져왔는데 결국은 시간의 흐름으로 출연 못한다는 미안함이 있었다"고 결심 이유를 밝혔다. 그는 "더 늦기 전에 해야 했다. 올해 제작이 들어갔다면 정말로 제작만 했을 수도 있다"며 수년간 대본 작업을 하는 사이, 사십 대 후반에서 오십이 되면서 그 부담감이 늘었음을 털어놔 웃음을 더했다.
정우성은 이 부담감에 금주까지 했다고. 정우성은 "전작들이 인간들끼리 부대면서 스트레스가 표현이 돼야 했다. 삶의 피로감이 캐릭터에 도움이 됐다. 실제 일을 계속하며 누적돼 있는 피로감도 있었을 텐데, 형용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피로감이 차진우의 얼굴에 씌어있는데 '큰일났다'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뭘까해서 찾은 게 금주"라며 "시간이 지나면 피로감이 덜어지긴 했는데 누적된 피로는 덜기 힘들구나 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보정 등의 후작업은 전혀 하지 않았다. 정우성은 "지금 설정된 차진우에서 더 어려 보이거나 예뻐 보이는 후작업 하지 말자고 연출에게 부탁했고, 연출도 동의했다"며 "머리 스타일도 제품 안 바르고, 자연스러운 머리로 하길 원했다. 이 장르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차진우가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다. 차진우가 세팅된 머리로, 바람 부는데 흔들리지 않는 머리로 있으면 그것도"라고 덧붙여 주위를 웃게 했다.
외적인 모습도 신경 썼지만 듣지 못하는 차진우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터. 자신의 상태를 "아주 깊은 바닷속에 있는 느낌"이라 표현하는 캐릭터를 위해 정우성은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어를 사용하면 표현을 더 명확하게 읽히게 하려 표정도 많이 쓰는데, 진우는 표정을 절제해야겠다 했다. 학생들과의 시간 속에선 정서적 표현을 맞추기 위해서 더 표정을 많이 사용하긴 했는데 일상에서의 진우는 표정을 절제하려 했다"고 밝혔다.
듣지 못하는 차진우는 일상 속에서 오해를 많이 받기도. 차진우의 삶을 살면서 정우성은 "연기하면서 정말 불편하겠구나 했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다.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깊고 단단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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