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서사 약진 속…불륜·막장 한계 드러낸 안방극장 [D:방송 뷰]

장수정 2024. 1. 1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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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담을 넘는 사극 속 수절 과부부터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다루는 여성 지휘자의 활약까지.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드라마의 중심에서 활약 중이다.

이 외에도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내 남편과 결혼해줘', 진정한 나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외면해 왔던 '나'를 마주하는 한 여자의 처절한 분투기 '나의 해피엔드' 등 여성 캐릭터가 드라마의 중심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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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담을 넘는 사극 속 수절 과부부터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다루는 여성 지휘자의 활약까지.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드라마의 중심에서 활약 중이다.

상상력을 가미한 퓨전 사극으로 시대의 한계까지 뛰어넘으며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일부 작품에서는 불륜, 또는 혼외 임신 등 막장을 방불케 하는 자극적인 전개로 그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tvN 영상 캡처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담는 코믹 액션 사극이다.

낮에는 수절과부로 조신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밤이 되면 복면을 쓰고 정의 실현에 나서는 여화의 활약을 시원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첫 회에서는 필여각에서 단체를 압도하는 수려한 액션으로 이목을 끄는 등 사극이지만, 가상의 설정을 통해 여성 캐릭터에도 주체성을 부여했다.

‘연인’에서는 주인공 길채(안은진 분)가 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것으로 자신을 의심하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는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박연우(이세영 분)가 중심에서 극을 이끌었다.

사극까지도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는 상황에서, 현대극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여성들의 활약을 담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마에스트라’가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었다.

이 외에도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내 남편과 결혼해줘’, 진정한 나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외면해 왔던 ‘나’를 마주하는 한 여자의 처절한 분투기 ‘나의 해피엔드’ 등 여성 캐릭터가 드라마의 중심에 서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드라마최초로 여성 지휘자에 대해 다룬 ‘마에스트라’처럼 색다른 시도를 통해 의미를 남기는 작품도 탄생 중이다. ‘나의 해피엔드’는 나를 찾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로 공감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여성들이, 극의 중심에서 주체적으로 극을 이끄는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아쉽다’는 반응을 끌어내기도 한다. ‘마에스트라’는 차세음의 남편 김필(김영재 분)이 불륜을 저지르고, 이어 그의 불륜 상대인 아진의 임신까지.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자극적인 전개로 ‘마에스트라’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나의 해피엔드’ 모두 주인공이 남편의 불륜을 계기로 각성하게 되는데, 이때 지금의 정서와는 맞지 않은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초반, 남편의 안하무인 태도를 감당하는 강지원(박민영 분)의 희생적인 면모가 지나칠 정도로 강조돼 구시대적이라는 느낌을 안겼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수단이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이며, 때로는 그것이 과장되게 표현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여성들의 활약을 좀 더 부각할 수 있는 또 다른 상상력, 그리고 좀 더 입체적인 주변 남자 캐릭터의 발굴도 필요해진 시점인 것이다. 강인한 여성들의 활약이 쾌감을 강조하기 위한, 또는 흥미를 위한 자극적 전개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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