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급진적" 피치 클록 유보를 바라보는 시선
배중현 2024. 1. 17. 07:42
지난해 12월 치러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10개 구단 감독 사이에선 여러 대화가 오갔다. 피치 클록(pitch clock)도 그중 하나다.
당시 피치 클록은 2023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제4차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2024시즌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실행 여부에 관심이 커진 상황이었다. 감독자 회의의 주된 분위기는 반대였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많은 감독이 부담스러워 했다. 일부 감독 사이에선 제도 개선이 너무 급하다, 혼란이 너무 심하다는 식으로 KBO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감독들의 비토 정서를 고려한 탓인지 KBO는 피치 클록 도입을 유보했다. 2024시즌 전반기 시범 운영한 뒤 후반기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고 한발 물러선 것이다.
피치 클록은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입됐다. 투수들은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 투구를 완료해야 했다. 타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수년간 마이너리그 테스트를 거친 뒤에야 MLB에 정착했다. 그런데 KBO리그는 유예 기간 없이 1군에 바로 적용할 예정이었다. 테스트 기간이 없으니, 현장의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KBO리그는 '변화'의 바람과 마주한다.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고, 수비 시프트는 제한된다. 여기에 흔히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까지 도입된다. ABS는 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도 아직 활용하지 않는 제도다. KBO리그가 한발 앞서 나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시행에 따른 리스크도 작지 않다.
피치 클록만큼 감독들의 우려가 큰데 KBO는 지난 11일, 2024시즌 적용을 공표했다. 어떻게 운영될지 미국과 일본 야구 관계자들의 시선이 한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한 야구 관계자는 "제도를 도입하는 게 너무 급진적이다. 미국도 몇 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고 바꾸는데, 한꺼번에 바꾸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운동선수들은 보수적이어서 변화에 대해 힘들어한다. 혼란스러워할 거 같다. 굳이 무리해서 할 필요가 있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올해 KBO리그는 3월 23일 막을 올린다. 개막까지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여러 변화를 흡수해야 한다. 자칫 개문발차로 이어진다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KBO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장에선 기대만큼 우려가 크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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