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양석환, 5위 두산 향해 “이만하면 잘 했다는 없다”
차승윤 2024. 1. 17. 07:15
"'이만하면 잘했다'는 생각들도 있었을 거다. 올해는 그러면 안 된다.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갖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24년 주장으로 양석환(32)을 임명했다. 지난해 말 그가 4+2년 최대 78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팀에 잔류하자마자 내린 결정이다.
이유가 있다. 15일 창단 기념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석환이는 선배들에게도, 감독인 내게도 할 말을 하는 성격이다. 후배들에게 규율을 강조하면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며 "팀 승리를 위해, 발전을 위해 허물없이 역할을 해줄 거다. 팬 여러분들께서 더 응원해 주실 수 있게 만들 거다. 개인 성적이야 두말할 것 없이 기대한다"고 웃었다.
이승엽 감독은 "석환이에게 아직 직접 당부한 건 없다. (어차피) 1년 동안 같이 해봤지 않나"라며 "1군은 총 50~60명이 함께 움직인다. 한마음으로 가는 게 정말 힘든 것 같다. 우리가 원팀이 되기 위해 스스럼없이 모든 걸 공유하길 바란다. 그렇게 만드는 역할을 그가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석환의 '할 말'은 첫 날부터 시원하게 터졌다. 15일 취재진과 만난 양석환은 "지난 두 시즌을 돌아보면, 팀에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2015~2021년) 이후 9위(2022년)로 떨어지자 '그래, 한 번 떨어질 때도 됐지'라는 생각이 나도 조금 있었다"며 "코칭스태프가 크게 변화한 후 지난해 5위를 했을 때도 '이만하면 잘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양석환은 더 높게 보자고 했다. 그는 "올해는 그러면 안 된다. 순위 변화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확실한 목표 의식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승엽 감독의 다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감독은 이날 "나부터 변하겠다. 여러분도 지난해 있었던 모든 일(성과)을 다 잊어버리자. 지난 10월 19일 창원(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의 패배를 잊을 수 없다. 그 패배가 2024년 우리가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한 바 있다.
흔들리지 않는 건 본인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지난해 허경민, 2022년 김재환 등 두산의 주축 타자들이 주장을 맡으면 개인 성적이 떨어졌다. 양석환은 "(주장 역할을 하느라) 신경 쓸 게 많겠지만, 그게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가 되면 안 된다. 올해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장을 맡아서 못한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잠실에서 30홈런 100타점을 치는 게 꿈"이라며 "그 목표를 적어도 4년 동안 두산에서 도전할 수 있다. 꼭 이뤄보고 싶다"며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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