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 올레길 11코스 ‘모슬포-무릉’

이승진 2024. 1.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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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7개 코스로 구성된 제주 올레길 가운데 제11코스는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로 일컬어지는 이 코스는, 제주 바다는 물론 숲의 매력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모슬봉에서는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앞선 길에서 제주의 근현대사를 경험했다면, 이곳에서는 제주 삶의 터전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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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7개 코스로 구성된 제주 올레길 가운데 제11코스는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로 일컬어지는 이 코스는, 제주 바다는 물론 숲의 매력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제11코스는 제주 서귀포시 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한다. 총 길이 17.3㎞로, 5시30분가량 소요된다. 초반 3㎞ 구간은 제주 남서쪽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맑은 날씨에는 저 멀리 가파도와 대한민국 최남단인 마라도를 볼 수 있다.

모슬포항, 산이물공원을 지나면 제11코스의 절정인 모슬봉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정상부로 올라가는 길은 ‘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복원했다. 모슬봉에서는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모슬봉을 내려와 코스 중반부를 향하면 ‘정난주 마리아 성지’가 있다. 정난주는 다산 정약용의 조카딸이자, 조선 후기 '황사영 백서사건'을 일으킨 황사영의 부인이다. 황사영은 천주교 탄압에 대한 내용을 프랑스에 주교에 폭로하려다 적발돼 처형됐으며, 정난주는 제주에 유배돼 관비로 살다 생을 마감했다. 정난주는 제주의 첫 번째 천주교인으로 기록됐으며, 그의 묘는 1994년 순교자 묘역으로 조성됐다.

제주 올레길 제11코스. (사진=제주 올레 홈페이지)

이후 코스는 신평리 마을에서 신평곶자왈로 이어진다. 곶자왈은 제주에 위치한 특정한 숲 지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곳은 버섯, 고사리, 쥐똥나무, 참죽나무, 억새 등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열대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으로 ‘비밀의 숲’이라고도 불린다.

비밀의 숲을 지나면 코스 종착지인 정개왓광장과 무릉외갓집에 다다르게 된다. 앞선 길에서 제주의 근현대사를 경험했다면, 이곳에서는 제주 삶의 터전을 체험할 수 있다. 정개왓은 정씨의 밭이라는 뜻으로, 제주 농산물을 수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릉외갓집은 제주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마을기업이다. 지역의 향토 기업으로 제주의 제철 농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각종 체험활동도 가능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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