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기다린 푸틴, 北 최선희 보자 '활짝' 10초 넘게 손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 외무상을 맞이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영 로시야1 방송의 파벨 자루빈 기자는 텔레그램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온 최 외무상과 10초 이상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환한 웃음으로 최 외무상과 대화하는 모습도 추가로 공개했다. 다만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소리는 없지만 표정이 많은 것을 말한다"고 적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접견실로 들어오면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최 외무상을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최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이날 열린 북러 외무장관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에서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협의 이행 상황과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두 사람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일정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언급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 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의 만남이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번 만남에 대해 "북러 관계가 더욱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란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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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초 여성 외무상…한때 대미 정책 실패해 실각
최선희 외무상은 오스트리아·몰타·중국 등 해외 유학을 하고 돌아온 해외파 엘리트로, 김일성의 최측근이었던 최영림 전 북한 내각 총리의 수양딸이다. 외무성에서 연구원, 미국국 국장을 역임한 뒤 북한 국무위원 겸 외무성 부상까지 올랐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북한 내 대미 외교 핵심 인물로 꼽혔다.
그러다 북미 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진 뒤엔 실각했다. 2020년 10월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당시 최 외무상이 3개월 간 혁명화(강제 노역과 사상교육 등의 처벌 조치) 교육을 받고 복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복귀 이후로는 이전에 맡았던 직책보다는 대폭 강등된 직책들을 맡아왔는데, 2022년 6월 북한 최초의 여성 외무상에 오르면서 다시금 북한의 '외교 실세'가 됐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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