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명예훼손 재판날…"이 여자 거짓말" 피해자 겨눈 트럼프
27년 전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또 민사소송 피고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판 당일에도 피해자를 공격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사소송의 피고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 여자가 꾸며낸 말에 대해 내가 또 방어에 나서야 하나”며 “거대한 선거 방해 사건”이라며 피해자를 겨냥했다.
이날 재판은 27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미 유명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에 대한 명예훼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에 성폭행 의혹 사건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캐럴을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부르며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고, 자신이 패소한 민사 재판은 ‘조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캐럴은 과거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소했다.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약 65억원)의 배상을 명령하면서 캐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소 이후에도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은 모두 거짓이고 꾸며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가 재차 소송을 당했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명예가 손상됐다면서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원고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을 재차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이번 민사소송을 주관하는 루이스 캐플런 판사에 대해서도 “트럼프를 너무 미워해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안에서도 캐플런 판사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캐플런 판사가 배심원단 후보들에게 ‘원고의 성추행 피해는 이미 이전 재판에서 확인된 사실’이란 취지로 설명한 뒤 이번 재판은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개를 크게 좌우로 흔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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