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블랙 존경하지만 흉내내고 싶진 않아요”
2019년 이어 5년 만의 내한공연… “노련해졌다” 강조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이 돌아왔다.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스쿨 오브 락’은 2019년 내한공연 이후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주인공 듀이 역을 맡은 배우 코너 존 글룰리(30)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에 나온 잭 블랙 주연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록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가 친구 대신 초등학교 보조교사로 들어간 뒤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 수퍼스타’ ‘에비타’ 등으로 유명한 거장 앤드루 로이드-웨버가 영화에 매료돼 무대화를 추진했다. 영화에 나오는 기존 음악 외에 로이드-웨버가 새롭게 작곡한 14곡의 넘버가 더해져 2015년 뉴욕 브로드웨이, 2016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영 캐스트, 즉 어린이 배우들은 극 중 밴드에서 기타, 드럼, 키보드, 베이스 등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
글룰리는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음악이 주는 기쁨과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음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 작품 속 영 캐스트가 드라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나 역시 영 캐스트와 함께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고 피력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글룰리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포인트파크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뉴욕으로 왔지만, 오디션에서 잇따라 떨어졌다. 작가 겸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이어가던 2017년 ‘스쿨 오브 락’의 북미 투어 프로덕션 오디션 공고를 보고 스윙(정해진 배역을 맡지 않고, 한 개 이상의 앙상블 역할을 소화) 역할에 도전했다. 그런데, 그를 본 제작진이 듀이 역으로 로이드-웨버를 비롯한 창작진 앞에서 다시 오디션을 보도록 했다. 이후 ‘스쿨 오브 락’의 앙상블로 데뷔한 그는 얼마 뒤 듀이 역의 얼터네이트(주·조연의 대역배우로 회차를 고정적으로 소화)로 무대에 섰다. 듀이 역으로 출연 회차가 많아진 그는 2019년 한국을 포함한 월드 투어에서 듀이 역을 꿰찼다. 그리고 올해 월드 투어에서 다시 한번 듀이로 캐스팅됐다.
‘스쿨 오브 락’ 웨스트엔드 초연의 조연출이자 이번 월드 투어 공연의 리바이벌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키는 이날 글룰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는 “코너는 듀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틀을 깬 배우다. 항상 잭 블랙 같은 사람을 찾았는데, 브로드웨이에서 얼터네이트로 참여하던 코너를 보고 놀랐다. 잭 블랙과 짐 캐리를 섞어놓은 것 같았다”면서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면서 집중력이 뛰어난 듀이는 처음”이라고 치켜세웠다.
글룰리가 ‘스쿨 오브 락’을 통해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것은 원작 영화 속 잭 블랙을 보며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잭 블랙에 대한 존경심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글룰리는 “우리 작품의 영 캐스트 나이대에 처음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봤던 것 같다. 잭 블랙의 열정, 에너지, 코미디 연기에 마음을 뺏겼다”면서 “하지만 듀이 역을 연기하면서 단순히 그를 흉내 내고 싶지 않았다. 수년간 나만의 듀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듀이 역은 두 시간 넘는 공연 내내 높은 텐션으로 무대를 종횡무진 하면서 기타 연주까지 해야 한다. 공연이 끝나면 녹초가 돼 쓰러질 정도다. 체력 관리에 대해 묻자 그는 “나도 이제 서른이다. 더 이상 20대 젊은이가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무대에 올라가지 않을 때는 잘 쉬는 게 중요하다. 푹 쉬고 물을 마신다. 그리고 한국은 맛있는 것을 먹기에 좋은 나라다”라고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덧붙여 배우로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기술을 터득한 것 같다. 다음 공연에 방해되지 않도록 에너지를 조절한다”며 한층 노련해졌음을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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