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는 주차장, 교대생은 줄자퇴…농촌 아닌 서울이 이렇다 [저출산이 뒤바꾼 대한민국]
" “우리 딸이 1년 내내 학교가 없어질까 봐 걱정하면서 학교에 다녔어요.” "
서울 성동구 행당중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J씨는 지난 5일 “학교를 통폐합하면 통학 거리가 멀어져 공부에 지장을 받는데 학생 수가 줄었다고 폐교하면 어떻게 하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행당중과 동마중을 통폐합해 하왕십리동 도선고 자리에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행당중 학부모들이 반대하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자 보류했다. 행당중은 2006년 885명이던 재학생이 지난해 230명으로 74%(655명) 줄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재학생·학부모 의견을 모아 통폐합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
서울 서대문구 동명여중에서도 폐교 논란이 일었다. 학교 측은 지난해 초 학부모 총회에서 폐교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학부모 반발을 샀다. 이 학교는 최근 5년간 입학생이 매년 100명을 밑돌았다. 당시 동명여중 측은 학부모 반대로 폐교를 유보하면서도 “재학생 수가 감소하면 폐교 논의는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만약 동명여중이 폐교된다면 서울 사대문 안에 설립한 학교 중 최초 사례가 된다.
‘메가시티 서울’, 최저 출산율에 폐교 갈등
특히 같은 기간 고등학생은 33만4123명에서 20만7388명으로 37.9%(12만6735명) 급감했다. 2013년 30만4251명이던 중학생도 2022년 20만5387명으로 32.5%(9만8864명) 줄었다. 10년간 초등학생(46만9392명→39만3565명) 감소율은 16.2%(7만5827명)다.
‘과소학교’ 2015년 이후 폐교 가속화
이후 2015~2020년엔 은평구 2개교(은혜초·알로이시오초)와 강서구 2개교(염강초·공진중)가 사라졌다. 모두 적정 학생 수에 못 미치는 과소학교(초등학교 240명 이하, 중학교 300명 이하)였다. 폐교 당시 공진중 3학년 재학생은 47명이었다고 한다.
최근에도 광진구 화양초, 도봉구 도봉고, 성동구 덕수고·성수공고 등 4개교가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거나 폐교 절차를 밟고 있다. 이중 도봉고는 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 중 처음으로 문을 닫았다. 덕수고(특성화계열)와 성수공고는 각각 경기상고, 휘경공고와 통폐합했다.
폐교 10년간 개발 제한…사후활용도 골치
염강초는 당초 폐교 후 설립하려던 공립유치원이 무산되자 유아교육진흥원 이전을 추진 중이다. 화양초는 기존 운동장을 임시주차장으로 개방하고, 일부 교실은 리모델링해서 서울시교육청 등이 사용하고 있다.
전국 교대, 5년간 1473명 교사 꿈 접어
지역별로는 공주교대가 212명으로 중도탈락 학생이 가장 많았고, 서울교대(195명), 대구교대(176명), 춘천교대(159명) 등이었다. 광주교대(143명)와 경인교대(139명), 청주교대(126명), 부산교대(121명), 전주교대(109명) 등도 100명 이상이 학교를 그만뒀다. 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폐교가 되더라도 교육 여건 개선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최경호·문희철·박진호·김정석·황희규·안대훈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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