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 감사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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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표는 행동의 변화다.
일기를 쓰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쓰는 것이다.
탤런트 김우빈은 15년째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골프선수 방신실도 자신의 슬럼프를 극복한 힘은 감사일기 덕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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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표는 행동의 변화다. 대중문화와 스토리텔링이란 과목을 강의하며 학생들에게 일기 쓰기를 주문해 왔다. 일기의 이득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시간과 장소와 정황을 살펴 주제를 고민하면 관찰력이 따라붙고 감수성이 연마된다. 벌어진 사건의 경로와 인과를 따지고 조리 있게 연결하며 논리를 갖춰 글로 옮길 땐 생활자적 스토리텔러의 자격을 갖춰간다. 인성 함양에도 탁월한데 자신의 실상을 수시로 점검하고 진전시켜 성찰적 면모를 채워 나간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간 사람들이 있다. 일기를 쓰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쓰는 것이다. 탤런트 김우빈은 15년째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자신의 오늘을 만든 사람들을 잊지 않겠다며 하루 두 번 하늘을 보는 일이나 하루 세 끼 챙겨 먹는 밥도 감사하다고 쓴다. 골프선수 방신실도 자신의 슬럼프를 극복한 힘은 감사일기 덕분이라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그들 중 하나다. 그들은 감사해하면 감사할 일이 따라온다고 믿는 듯하다. 그러니까 복이 와야 웃는 것이 아니고 웃으면 복이 온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감사의 또 다른 방식이 있다. 독백 같은 일기와 달리 구치소나 교도소 안에서 나갈 날만 기다리며 감사의 마음을 고백처럼 전하는 재소자들의 편지가 그것이다. 법무부는 재소자들의 교화를 위해 ‘100감사쓰기활동’을 펼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력범죄 10건 중 4건 이상이 재범자들의 범죄다. 따라서 잡범 수준의 초범일 때 교화시켜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되돌려야 밝은 사회를 앞당길 수 있다.
감사편지 쓰기가 여기에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제3회 편지쓰기 공모전’에도 1043명이 응모했다. 최우수작은 2873장의 감사 편지였는데 그 분량만도 사과박스 3분의 2를 채울 만큼 엄청났다. 그들의 사연은 그들의 인생만큼이나 절실해서 절절하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의 똥까지 치우며 실천하는 나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습니다. 미워했던 교도관에게 감사를 하고 방바닥에 있는 똥도 치워가며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 쓰기야말로 나를 변화시키는 마법과 같다는 사실을 체험했습니다.”(청송교도소, ○○○) “밤에 잠드는 것이 싫었고 아침에 눈 뜨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마지막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냈습니다. 스스로를 포기한 채로 살았습니다. 그러다 감사나눔 글쓰기를 통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었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안양교도소, ○○○) “참기름 짜듯이 쓰던 감사 쓰기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습니다. 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동료들도 감사의 마음으로 대하게 되었습니다.”(남부교도소, ○○○) “어떠한 어려움도 시상식 때 아내를 만날 수 있다는 간절한 기대를 막지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감사를 쓰는 수용자들이 모여서 ‘감사 쓰기를 하는 형제들의 모임’이라는 ‘감형모’ 모임도 생겼습니다.”(광주교도소, ○○○)
소설가 김훈은 밥 먹는 일은 때만 되면 해야 하는 일이라 우리 삶에 대책없이 운명적이라고 했다. 감사의 마음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런 듯하다. 생각(Think)과 감사(Thank)의 어원이 같은 것도 사실 탄생과 존재 자체가 감사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사랑은 돈이 듭니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 헬 스테빈스의 자선기금 모음 카피다. 사랑도 감사도 마음에서 꺼내 행동으로 옮길 때 의미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일기든 편지든 기부든 말이다.
김시래(성균관대 겸임교수·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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