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사람들’ 8관왕… 골든글로브 이어 에미상도 휩쓸었다

정진영 2024. 1. 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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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활약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비프)이 미국 주요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성난 사람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TV 미니시리즈·TV 영화 부문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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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고 권위 ‘TV의 아카데미’서
작품상·감독상·남녀주연상 석권
이성진·스티븐 연 등 한국계 주축
‘성난 사람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성진(가운데)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뒤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드라마를 보고 자신의 어려운 경험을 털어놔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확인 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AP뉴시스


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활약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비프)이 미국 주요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성난 사람들’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TV 미니시리즈·TV 영화 부문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은 감독상과 각본상을 받았고,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을,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은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6, 7일에 열린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선 캐스팅상과 의상상, 편집상까지 수상하며 총 8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성난 사람들’은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 가운데 남녀조연상과 음악상을 제외하곤 모두 상을 받았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은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며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권위 있는 상이다. 2022년 ‘오징어게임’이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을 받으며 국내에서도 주목받았다.

‘성난 사람들’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은 각본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제가 처음 LA에 왔을 때는 돈이 없어서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 63센트였다”며 “그땐 그 무엇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고, 제가 이런 것(트로피)을 들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작품상도 수상하자 ‘성난 사람들’의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감독은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저와 여기 있는 사람들 일부가 겪었던 감정들을 바탕으로 했다”며 “이 드라마를 보고 자신의 어려운 경험을 털어놔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에 이어 에미상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무대에 올라 ‘성난 사람들’에 함께 출연한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드라마에서 연기한 인물 대니를 향한 감정도 털어놨다. 스티븐 연은 “솔직히 대니로서 살아가기 힘든 날들도 있었다”면서도 “편견과 수치심은 외로운 것이지만, 연민과 은혜는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대니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미 라우를 연기한 배우 앨리 웡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아시아계 배우 두 명이 동시에 남녀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난 사람들’은 마트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소한 시비가 계속된 복수 끝에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이 작품은 앞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녀주연상 3관왕에 올랐고,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남녀주연상, 여우조연상(마리아 벨로)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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