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던 이차전지, 작년엔 성장통?

황민혁 2024. 1. 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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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이차전지 셀 소재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배터리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이차전지 업종 불황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2874억원 밑돈 어닝쇼크였다.

기업들은 배터리 원재료인 광물 가격의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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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흑자, 4분기 어닝쇼크
광물 가격 하락·전기차 수요 둔화 탓


주요 이차전지 셀 소재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배터리 광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이차전지 업종 불황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온, 삼성SDI 등 셀 업체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2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손실은 2241억원을 찍었다. 1분기 404억원, 2분기 30억원, 3분기 148억원의 흑자를 본 것을 4분기 적자로 모두 반납했다.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2874억원 밑돈 어닝쇼크였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의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2.7%, 53.7%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3382억원)은 증권가 컨센서스(5877억)를 약 40% 하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불과했고, AMPC를 제외한 4분기의 영업이익률은 1.1%에 그쳤다.

기업들은 배터리 원재료인 광물 가격의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셀과 양극재의 제품가격은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격과 연동된다. 이에 따라 광물 가격이 상승 흐름에 있으면 싸게 산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올라간 가격에 팔 수 있다. 반대로 광물 가격이 하락 흐름에 있으면 비싸게 주고 산 원재료로 만든 제품을 내려간 가격에 팔아야 한다. 광물 가격의 지속적 하락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6일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운영, 생산 물량 조정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며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정비 부담도 증가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의 성적표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행사장에서 4분기 흑자 전환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전기차 시장 자체가 좋지 않아서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K온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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