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 사업장 정리 지연… 돈 빌려준 제2금융권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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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은 개시됐지만 전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작업엔 진척이 없는 모습이다.
사업장 정상화 지연이 제2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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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의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은 개시됐지만 전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작업엔 진척이 없는 모습이다. 사업장 정상화 지연이 제2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플랫폼’에 등록된 전국 80여곳 부실 또는 부실 우려 사업장 중 지금까지 새 주인을 찾은 곳은 하나도 없다. 정부가 지난해 7월 민간 자산운용사와 함께 1조원이 넘는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출범시켰지만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다. 사업장을 팔려는 대주단(대출 금융사 단체)과 사려는 운용사 간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큰 탓이다.
캠코 플랫폼에 등록되지 않은 위험 사업장도 많다.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대주단 협약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은 전국에 187곳이 있는데 이 중 4분의 3 이상인 144곳이 토지 인허가를 받기 전후 초기 상황인 브리지론 단계다. 브리지론 단계 사업장 대부분은 지역 MG새마을금고나 NH농협 등 상호금융사, 저축은행, 캐피털사와 같은 제2 금융권에서 연 10% 안팎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갔다.
관련 산업에 200조원에 육박하는 대출금을 내준 제2 금융권 건전성은 악화일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MG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제2 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93조6000억원이다. 같은 시기 대출 연체율은 건설업 5.51%, 부동산업 3.99%로 전년 동기(1.77%, 1.55%) 대비 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2015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캠코 플랫폼 안팎의 위험 사업장 정상화가 제때 추진되지 않을 경우 피해 규모는 가늠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금융 당국은 현재 전국 PF 잔액을 134조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도 상호금융사 여러 곳이 함께 돈을 내준 공동 대출과 저축은행권 토지담보대출은 빠져 있다. 증권사 보증까지 합하면 숨은 PF 잔액이 2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추산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PF 정상화 펀드가 부동산을 매입하면 내년까지 취득세 절반을 깎아주겠다’는 유인책을 내놨지만 금융권 심리가 아직 냉랭해 효과가 날지 미지수”라면서 “건설·부동산 대출을 많이 내줬거나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이 연체율 상승세를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하면 위험이 제2 금융권 전반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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