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운동장소 절반이 등산로·공원…맞춤 체육시설 절실

김효경 2024. 1. 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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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포장애인 주간이용센터에서 보치아(패럴림픽 종목)를 즐기는 장애인들. [사진 서울시]

장애인이 운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시설과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전국 등록 장애인 1만 명(만 10~69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장애인 생활체육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2022년 9월~2023년 8월에 걸쳐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실시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0.98%p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주 2회 30분 이상 집 밖에서 운동(재활치료 제외)하는 ‘완전 실행자’ 비율은 33.9%로 지난해(26.6%)보다 7.3%포인트 증가했다. 2007년 이 조사를 한 이래 최고기록이다. 장애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해마다 꾸준히 올랐다. 2010년엔 8.6%였지만, 2019년엔 24.2%까지 올라갔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과 2021년엔 주춤했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상승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체육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2023년 국민생활체육 조사 결과 비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62.4%다.

장애인들은 운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24.9%)’와 ‘몸이 안 좋아서(20.7%)’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운동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장애인에게 “운동을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46.1%가 “운동할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운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서’라는 응답(62.6%)이 가장 많았다.

장애인들이 운동을 위해 가장 바라는 건 접근성 향상이다. 주로 이용하는 운동 장소는 근처 야외 등산로·공원이 47.3%로 가장 많았다. 체육시설 이용률은 15.3%에 그쳤다. 주요 이유는 ‘혼자 운동하기 어려워서’(29.9%), ‘시간이 부족해서’(19.0%), ‘체육시설과 거리가 멀어서’(12.9%) 등이었다.

정부는 2018 평창패럴림픽 이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체육시설 반다비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반다비 센터는 장애인들이 이동하기 편한 통로를 확보하고, 장애인용 체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시설은 비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 2022년 1호 반다비 센터가 문을 연 이후 현재 8개를 운영 중이다. 문체부는 올해 15개소 건립을 지원할 계획이고, 2027년까지 150곳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장애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체육진흥공단은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을 통해 장애인들의 스포츠 프로그램 수강과 민간 체육시설 이용을 돕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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