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도서전, 11월 부산어린이도서전...국제행사 많은데 문체부-출협 갈등 지속
올해로 66회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26~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도서전 주제는 '후이늠(Houyhnhnm)'. 이는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고전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여행한 네 번째 나라로, 의심·불신·거짓말·권력·전쟁 같은 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전쟁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동북아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처지와 미래를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도서전을 준비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밝힌 취지다. 올해 주빈국은 사우디 아라비아. 수교 50주년을 맞는 오만과 노르웨이는 '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 참여한다.
출협과 부산시가 손잡고 올해 처음 마련하는 제1회 부산국제어린이도서전은 11월 29~12월 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다. 출협 측은 "세계 최대의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 국제협력과 프로그램 개발의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국제도서전과 한국 출판계의 해외 도서전 참여에 지난해까지처럼 정부 예산 지원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출협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주요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이들 행사와 관련해 문체부의 예산 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문체부와 출협 사이에 크게 불거진 갈등의 여파로 보인다. 문체부는 서울국제도서전이 회계 정산·보고에 수익금을 누락한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8월 출협 회장과 서울국제도서전 대표 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출협은 이에 반발하며 이후 문체부 담당 공무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출협에 따르면 회계와 관련한 경찰 수사는 한 차례 조사 이후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인촌 장관 취임(지난해 10월) 직후 공문을 통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알았다'는 답변뿐이었다"며 "다른 분야는 다 만나면서 출판계와는 만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행사 전반에 문제가 없는 부분을 줄여가면서 도서전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출협은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라도 해외 도서전 한국관을 마련할 뜻도 밝혔다. 수교 60주년인 캐나다의 몬트리올과 65주년인 브라질의 상파올로 등 한국을 올해 주빈국으로 초청한 도서전과 타이베이, 프랑크푸르트, 볼로냐, 과달라하라 등 한국 출판사들이 참여하는 세계 주요 도서전에서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김성은 출판인쇄독서진흥과장은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 누락에 대한 부분들이 정리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출협에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출판계에 도움이 될 다른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빈국 등 해외 도서전에 대해서는 "수교 기념 행사나 국가 간 관계에서 필요한 측면이 있고 재외공관·문화원에서 참여해 후속 사업을 하는 상황이니,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을 통해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본다"며 "도서전 주빈국 대신 올해 파리올림픽 때 문화홍보로 현지 서점과 연계한 도서 소개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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